'성폭력 코치' 영구 제명에도 복귀…화 키운 대한체육회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19.01.09 20:27 수정 2019.01.09 21:5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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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재범 씨의 성폭력 의혹을 외신들도 비중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 내용을 좀 살펴보면 한국 스포츠 코치들은 선수 경력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또 한국에는 선수들에 대한 폭력이 만연해 있다. 스포츠 강국이라는 화려함 뒤에 감춰진 우리 체육계의 어두운 그림자를 냉정하게 지적한 겁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대한체육회의 책임도 무겁습니다. 잘못을 저질러도 제 식구 감싸듯이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를 계속 키워왔다는 지적입니다.

이 내용은 권종오 기자입니다.

<기자>

소치 동계올림픽을 한 달 앞둔 지난 2014년 1월.

쇼트트랙 대표팀 A 코치가 성추행을 시도한 것이 뒤늦게 드러나 물러났고 그 후임으로 조재범 코치가 선임됩니다.

대한빙상연맹은 A 코치에게 영구 제명을 결정했지만, 3년 만에 슬그머니 징계가 풀렸고 지금도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쇼트트랙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B 씨는 실업팀 감독 시절 선수 성추행 혐의로 영구 제명을 당했는데 대한체육회 재심의를 통해 자격정지 3년으로 감경돼 다음 달 지도자 자격을 회복합니다.

A 씨와 B 씨에 대한체육회의 솜방망이 징계는 후배인 조재범 코치에게 성폭력이라는 범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쇼트트랙뿐만이 아닙니다.

전 컬링대표팀 코치는 2014년 성추행 혐의로 제명된 뒤 2년 만에 휠체어 컬링팀 지도자로 복귀했는데도 당시 체육회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성폭력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로 화를 키웠다는 비판에 직면한 대한체육회는 규정을 바꿔 엄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보영/대한체육회 홍보실장 : 성폭력 같은 4대 악에 대해서는 가해자는 영구제명 조치하는 무관용 원칙을 바로 적용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성폭력 방지를 위해 주요 시설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는 사생활 보호를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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