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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재범 성폭행 피소'에 폭행 합의 취소…엄벌 탄원

<앵커>

저희는 어제(8일) 8시 뉴스에서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의 용기 있는 목소리를 전해드렸습니다. 믿기 힘든 소식에 그 파장도 컸습니다. 더이상 피해자가 없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용기에 의미 있는 변화도 하나씩 생기고 있어서 오늘은 그 내용부터 먼저 전해드리겠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 선수를 비롯해 선수 네 명을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현재 수감돼있습니다. 조 씨는 심석희 선수를 뺀 나머지 세 명과 합의하면서 재판부에 선처를 구하는 반성문까지 냈었는데 어제 저희 보도가 나간 뒤에 합의했던 피해자들이 마음을 바꿨습니다. 합의를 취소하면서 용서가 아니라 오히려 조 씨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탄원서를 냈습니다.

정경윤 기자입니다.

<기자>

조재범 전 코치에게 폭행을 당한 피해자는 심석희 선수를 포함해 4명입니다.

구치소에 수감돼 2심 재판을 받고 있는 조 전 코치는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고 있다며 재판부에 20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습니다.

또 심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 3명에게 용서를 구하며 합의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조 전 코치가 심 선수를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고소 내용이 보도되자 피해자 가운데 2명은 곧바로 합의를 취소하고 재판부에 이런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한 피해자는 "당시 잘못을 뉘우쳤다고 했던 것은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이고 가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합의 취소 이유를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 사회에 경종을 울려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피해자들은 합의가 이뤄진 배경도 설명했습니다.

조 전 코치가 지인인 현직 선수를 보내 가족에게까지 지속적으로 연락하고 찾아와 어쩔 수 없이 합의하게 됐다는 겁니다.

빙상계 내부에서조차 가해자를 감싸고 두둔하는 분위기는 피해자들을 압박했고 더 움츠러들게 만든 겁니다.

빙상계 선수나 지도자들이 조 전 코치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기도 했는데 이런 탄원이 1심 판결에서 징역 10월에 그치게 한 요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정용철/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수 : 가해자들에 의한 2차 피해가 매우 빈번한 지역이 체육계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보면서 선수들이 또 오히려 학습이 되는 거죠. '아, 이렇게 해도 안 되는구나'라는 것을….]

심석희 선수에 이어 다른 피해자들도 용기를 내 합의를 취하하고 엄벌을 호소한 것은 빙상계 내의 침묵의 카르텔이 깨져야 한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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