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못한 전두환 재판…"또 안 나온다 하면 강제 구인"

<앵커>

5·18 관련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오늘(7일) 예고한 대로 재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재판 일정을 두 달 뒤로 다시 잡고 아예 구인장을 발부했습니다. 또 불출석하려 하면 강제로 데리고 오겠다는 뜻입니다.

박원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오늘 오후 광주지법에서 열린 재판에 전두환 씨는 예고했던 대로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 씨의 변호인만 법정에 나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습니다.

[정주교/전두환 씨 변호인 : 이번에는 독감 때문에 외출이 아주 어려워서 못 오시는 겁니다.]

지난해 8월 열린 첫 재판에 이어 두 번째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은 겁니다.

전 씨는 재작년 낸 회고록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하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사탄 등으로 표현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하지만 아직 재판을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입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을 3월 11일로 정하면서 전 씨를 강제로 법정에 데려올 수 있는 구인영장도 발부했습니다.

현행법상 전 씨가 받는 혐의의 재판은 첫 재판에 피고인이 나오지 않으면 재판 시작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5·18 단체들은 전 씨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조영대 신부/故 조비오 신부 조카 : 전두환은 재판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

전 씨 변호인은 재판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며 3월 11일로 예정된 재판에는 전 씨가 출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형수 KBC,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