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수, '스윙키즈'가 남긴 뉴키드 "연기가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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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19.01.03 14: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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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보영→강소라→박혜수.

강형철 감독의 남다른 안목이 또 하나의 옥석을 발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과속스캔들'의 박보영, '써니'의 강소라에 이어 '스윙키즈'(감독 강형철)에서는 박혜수라는 신성을 수확했다.

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된 영화는 130만 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고 있지만, 영화의 결과를 수치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도경수의 도약'과 '박혜수의 발견'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는 '스윙키즈'를 실패작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된다.

박혜수, '총명하다'는 말이 걸맞은 신성이다. 반짝이는 눈망울과 예의 바른 태도, 성실한 언행에서 영화 속 재기가 어쩌다 발산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비슷비슷하게 예쁘고, 어디서 본듯한 연기를 펼치는 또래의 배우들과 차별된 개성과 매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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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생인 박혜수는 2014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4'로 처음 브라운관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려대 국문학도'라는 타이틀로 카메라 앞에 섰던 박혜수는 학벌이라는 화제성 뛰어넘는 실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박혜수가 다시 기회를 잡은 건 노래가 아닌 연기였다. 2015년 드라마 '용팔이'로 안방극장에 데뷔한 박혜수는 '청춘시대', '내성적인 보스', '사임당 빛의 일기'를 연이어 찍으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연기 데뷔 3년 만에 영화 '스윙키즈'로 주연을 꿰찼다. 이미지
◆ 엉거주춤 탭댄스로 기회를 잡다

"연기와 함께 자유 춤을 추는 오디션이었어요. 제가 몸치라 다른 춤을 추면 더 티가 날 것 같아 탭댄스를 준비했어요. 춤이 엉망이라도 배운지 얼마 안돼 그렇다고 핑계를 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강형철 감독 앞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어요. 많이 웃어주고 호응해주셔서 긴장이 풀렸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오디션은 망했어요.(웃음) 기대를 전혀 안 했는데 한번 더 오디션을 보자는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박혜수는 두 번째 오디션을 통해 합격 통보를 받았다. 뒤이어 도경수, 오정세, 김민호와 함께 탭댄스 연습에 돌입했다. 보이그룹 출신의 도경수나 춤이라곤 배워본 적 없는 박혜수나 탭댄스가 생소하고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기본 동작을 배워서 선생님 앞에서 보여드렸는데 절망 가득한 표정이셨어요.(웃음) 막막하기는 저희들도 마찬가지였고요. 5개월간 미친 듯이 연습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는 선생님도 뿌듯해 하실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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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댄스 연습에만 5개월을 쏟았다. 촬영 전 춤을 완벽하게 연마하고 배우들과 친분을 다져놓은 것은 실전에 큰 도움이 됐다. 대본 리딩 전에 배우끼리 친해졌기에 연기 호흡은 더욱 잘 맞았다.

주연 데뷔작인 만큼 첫 촬영의 긴장감은 클 수밖에 없었다. 박혜수는 "첫 번째 영화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때 인연을 맺은 홍지영 감독님께 "분명 첫 영화 때 겪었던 감정일 텐데 왜 이렇게 낯설고 무서울까요?"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어요. 생각해보면 그때도 긴장한 기억 말고는 다른 기억이 없더라고요. 다행히 '스윙키즈'는 노래와 춤이 계속 등장하는 영화고 초반부터 춤신이 많았던 게 긴장을 푸는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긴 연습 시간 덕분에 춤이 어느 정도 단련된 상태에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점도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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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던 러브' 장면 찍고 울컥…"

박혜수는 '스윙키즈'에서 돈을 벌기 위해 댄스단의 통역을 자처하는 '양판래'로 분했다.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동생들도 부양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했지만 똑똑하고 재주가 많은 친구예요. 밝고 씩씩한 아이기도 하고요. 저와 비슷한 점이 많았고 촬영하면서 캐릭터와 더 비슷해진 것 같기도 해요."

영어와 중국어 등 4개 국어에 능한 통역사 설정이었기에 외국어 대사까지 소화해야 했다. 언어에 대한 남다른 감각과 습득 능력은 큰 도움이 됐다.

박혜수는 "시대적 배경을 고려해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친숙한 발음을 살리고 싶었어요. 의미 전달은 되면서 예스럽고 구수한 영어를 표현하고자 했어요."라고 말했다.

제일 어려웠던 장면으로는 영화의 백미인 '모던 러브'(Modern Love)신을 꼽았다. 로기수(도경수)와 양판래(박혜수)의 춤을 향한 열정이 교차 편집으로 현란하게 등장하는 명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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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했는데 그게 뭔지를 파악하는 게 과제였던 것 같아요. '춤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게 뭘까' 이 고민을 제일 오래 했어요. 영화 '빌리 엘리어트'를 여러 번 보기도 했고요. 어떤 감정을 담을 것인가. 카메라에 찍혔을 때 어떤 동작을 해야 그 감정이 발산될까 이런 것도 고민이었어요. 현장에 하루 일찍 갔어요. 촬영장 공간의 길을 걷기도 하고 '모던 러브'를 틀어놓고 계속 혼자 춤을 춰보기도 했어요. 판래가 사는 마을이 모래바닥이라 미끄러운데 미리 연습한게 촬영할 때 큰 도움이 됐어요. 그 장면을 다 찍고 나서는 눈물이 차오르더라고요. 판래가 느꼈을 법한 서러움이 떠올랐다고나 할까요. 생각해보면 판래는 그 장면을 제외하고는 극 안에서 계속 희생만 하거든요. "거기 가면 먹을 것도 줍니까?"라는 대사를 계속하잖아요. 이 춤은 '사실 난 모든 것을 떠나서 춤을 추고 싶어'라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 더욱 뭉클했어요. 이제까지 '스윙키즈'를 세 번 봤는데 이 장면에서는 매번 울컥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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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스타, 잊을 수 없는 경험…방송 후 연예 기획사 연락 와"

박혜수는 중, 고등학교 때까지 글 쓰고 노래하는 사람을 꿈꿨다고 했다. 백일장 대회에 나가는 동시에 장기자랑 무대에도 올라 노래 부르는 걸 즐겼다고. 'K팝스타4'에 도전한 건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음악을 듣고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했어요. 당연히 예선 탈락할 줄 알았는데 다음 라운드에 계속 진출하면서 '어? 내가 가수라는 꿈에 다가갈 수 있는 건가?'라는 얼떨떨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노래를 정식으로 배워본 것도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그 과정들이 제게는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경쟁의 연속인 환경인데도 참가자들 모두가 서로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따뜻한 분위기였거든요."

최종 생방송 무대 진출권이 걸린 TOP10 진출에 실패한 박혜수는 캠퍼스로 돌아왔다. 방송에 나온 박혜수를 눈여겨 본건 가수 기획사가 아닌 배우 기획사였다. 여러 곳에서 러브콜을 보냈고 박혜수는 김윤석, 유해진, 주원 등이 소속된 화이브라더스코리아와 전속 계약을 맺었다.

"처음에는 신기했어요. 어떻게 저에게서 배우의 가능성을 본 건가 궁금하기도 했고요. 감정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과 노래로 표현하는 것이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기도 해서 일단 도전해보기로 했어요. 제가 생각한 것도 있지만 생각지 못한 것도 발견하게 됐어요. 힘들지만 재밌어요. 지금은 제가 연기를 하게 된 게 신기하기만 해요. 선물 같달까요. 인생에서 잘한 일 몇 개가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배우가 된 일이에요. 나머지는 입시 관문을 잘 통과한 거, 강형철 감독님을 만난 거예요.(웃음)"

박혜수는 연기가 재밌다고 했다. 카메라 앞에 선 순간이 행복하다고도 했다. '탭댄스'를 통해 꿈의 날개를 편 양판래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첫 발을 뗌과 동시에 날개까지 달았다는 점에서 '스윙키즈'는 박혜수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을 영화다.

"'스윙키즈'는 저의 24살의 전부예요. 왜냐면 오디션 과정부터 마지막 촬영이 끝날 때까지 제가 느꼈던 모든 감정이 24살의 성장통이자 경험으로 남았으니까요. 이 영화는 언제 보더라도 그 기억이 다 떠오를 것 같아요."

<사진 = 백승철 기자>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