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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할 것 같은 분노…법 처리해 달라" 김용균 母 눈물 호소

사고 뒤 현장 가보니…근무조 늘면서 구역도 늘어

<앵커>

이렇게 정치권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논의를 멈춘 그 시간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다시 한번 국회에서 법을 만들어달라고 눈물로 외쳤습니다. 폭발할 것 같은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도 말했습니다.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제2의 김용균'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죽은 아이 앞에 조금이라도 고개를 들 수 있게 '김용균 법'을 조속히 제대로 처리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하나밖에 없는 아이를 처참하게 잃었습니다. 나의 억울함에 폭발될 것 같은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시민대책위원회도 법안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이태의/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 24살 청년이 첫 직장에서 안전교육과 안전 장비도 갖추지 못한 채 죽임을 당했습니다.]

월 기본급 165만 원, 최저임금 수준의 하청 노동자 용균 씨, 입사 3개월 차에 헤드 랜턴도 없이 위험한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지난 3년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4명 모두 김용균 씨와 같은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그 사이 원청인 서부발전은 무재해 사업장으로 인증받으며 5년간 산재보험료 22억 원을 감면받았습니다.

위험 업무의 도급 금지와 사망사고 시 사업주 처벌 강화의 필요성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사고 뒤 현장은 나아졌을까.

사고로 가동을 멈춘 태안 9, 10호기를 뺀 나머지 작업장들은 정부의 긴급안전조치에 따라 2인 1조 근무가 시행 중입니다.

그런데 근무조가 2명으로 늘어나면서 담당 구역도 그만큼 늘었습니다.

조삼모사인 셈입니다.

하루 점검 회수가 5번에서 2번으로 줄다 보니 치워야 할 석탄가루가 많아 작업 시간은 되레 늘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태안 발전소 노동자 : 무리하게 2인 1조로 묶었어요. 무리하게. 인력이 부족해서 급하게 정비 쪽 인원 12명을 운전 쪽으로 (돌려막듯) 발령냈어요]

현장에서 안전 관리와 열악한 근무 개선이 중요한데 2인 1조는 법 개정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따라서 법 개정이 이뤄지더라도 제2의 김용균을 막기 위한 충분조건이 아니라 안전한 노동을 위한 시작일 뿐이라고 노동계는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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