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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는 말로 "밥 한번 먹어야지"…외국인들은 '갸우뚱'

"밥 한번 먹자" 많이들 주고받는 말인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받아들이시나요? 진짜 밥을 먹자는 걸까요? 아니면 지나가면서 하는 인사말일까요?

[인사로만 하는 건지 몰랐어요. 그 사람이 저랑 진짜 밥 먹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런 말이 인사로 통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서양과 달리 고맥락 문화권에 속해서입니다.

고맥락, 말 그대로 보다 당시 상황으로 함축된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 한곳에 오래 정착해 사는 농경사회나 구성원 간에 공유하고 있는 것이 많은 집단주의 사회에서 주로 나타나는 언어 습관입니다.

[한국어 같은 경우에는 주어 탈락을 문법적으로 허용하는 말이죠. '밥 먹었니?' 누가 밥을 먹었느냐는 얘기인지는 맥락정보를 통해서 청자가 판단해야 하는 거죠.]

내가 속마음 그대로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라는 전제가 깔린 거죠. 반면 저맥락 문화는 자신의 의사를 말과 문자로 분명히 밝히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주로 거주지를 주기적으로 옮기는 유목 사회나 다인종 국가에서 나타나는데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여 있다 보니 상대방이 나의 상황을 잘 모를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명확한 언어로 소통하기 때문이죠.

우리가 잘 쓰는 말, 루크 씨에게 어떻게 이해하는지 물어봤습니다.

[(Q. 차린 건 없지만 많이 드세요.) 내가 완전 열심히 준비했으니까 많이 드세요. 한국인들이 아마 좀 더 겸손하게 (표현하는)]

[(Q. 밥 먹었어?) 당연하게 먹었지 (안 먹으면) 어떻게 살아? 밥 먹어야지. 그리고 이런 거도 들어봤어요. 아는 사람이랑 지나갈 때 '어 루크 안녕?' 그리고 '어디가?' 그런데 대답을 안 기다려요. 그냥 지나가요. 그런데 왜 물어봐? 궁금하지 않았잖아.]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고맥락 사회지만 젊은 세대일수록 점점 직설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한때 우리가 남이가?" 이런 말이 통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족과 혈연, 지연이 중요했던 우리 사회는 낯설고 다양한 이들과의 연결과 협력이 중요해지는 사회로 바뀌고 있습니다. 고맥락형 대화뿐 아니라 저맥락형 대화 기술까지 구사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의 소통은 보다 풍성해질 겁니다.

▶ 한국인의 뻔한 거짓말, "언제 밥 한번 먹자!" 들은 미국인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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