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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끝까지판다] 고 김용균 씨 마지막 CCTV 영상 입수…"사고 원인 규명 단서"

<앵커>

발전소에서 일하다 숨진 김용균 씨의 마지막 동선이 담긴 내부 CCTV 영상을 저희가 입수했습니다. 회사 들어간 지 석 달밖에 되지 않았던 김용균 씨가 홀로 어둡고 위험한 곳에서 얼마나 힘든 일을 쉬지 않고 해야 하는지 그 영상에 담겨있었습니다.

이한석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0일 밤 8시 45분, 태안화력발전소 9호기의 환승 타워 안 CCTV 화면입니다. 

어두운 작업 현장에서 불빛이 움직입니다. 떨어진 석탄을 삽으로 제거한 뒤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러 온 노동자 김용균 씨입니다.

석탄가루 묻은 안전모와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헤드 랜턴도 없이 고인이 개인 돈으로 마련했다는 작은 손전등에 의지한 채 덮개를 열고 벨트를 점검하고 있습니다.

[이성훈/故 김용균 씨 동료 : 너무 어두워서 위험하다고 잘 안 보인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원청회사에서는 어두운 거 너희가 어두운 거지 우리가 어두운 거 아니잖아. 무시하죠.]

다른 쪽 벨트에 이상은 없는지 한쪽에 손을 넣고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입니다. 위험을 무릅쓰고 직접 머리를 넣고 살펴보기도 합니다.

밤 9시쯤 김 씨는 휴대전화를 만지며 컨베이어 벨트 사이를 걸어갑니다. 배수관 밸브를 점검한 사진을 전송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밤 10시 1분, 또 다른 환승 타워로 들어옵니다. 40m에서 100m에 달하는 시설 간 거리, 점검해야 할 수많은 항목. 이런 것들을 고려하면 김 씨는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혼자 일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미숙/故 김용균 씨 어머니 : 우리 아들이 2km를 그렇게 하면서 가고, 또 가는 도중 도중 바깥으로도 탄이 쏟아져 있어서 그것도 다 치워야 되고 아, 내가 이런 데를 아이를 보냈구나.]

밤 10시 35분에는 목숨을 앗아간 벨트 쪽으로 이동합니다. 

김 씨는 또다시 덮개를 일일이 열어 봅니다. 상체를 굽혀 아랫부분을 살펴보기도 하고 컨베이어 벨트 안쪽으로 머리와 손을 넣는 위험천만한 일을 반복합니다.

10시 36분, CCTV에 담긴 김 씨의 생전 모습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권미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이 자료가 고인의 마지막 모습이 담긴 그래서 사고 원인을 규명할 결정적 단서입니다.]

6분 뒤 상급자와 4차례 통화한 뒤 배수관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고 스물넷 짧은 생을 마감한 김 씨는 다음날 새벽 3시 23분 주검으로 발견됐습니다.

(영상취재 : 공진구,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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