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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시신 옆에서 돌아간 '점검대상' 벨트…안전검사도 엉터리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작성 2018.12.16 20:15 수정 2018.12.16 21: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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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태안 발전소가 그동안 사고들을 어떻게 대해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사례가 또 취재됐습니다. 김용균 씨 사건 때, 경찰이나 119에 신고하는 건 제쳐 놓고 정기점검을 받으려고 세워뒀던 옆에 컨베이어 벨트를 다시 돌리는 데 집중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두 달 전에 안전검사가 있었는데 모두 문제없다는 합격 판정을 받아낸 것도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정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김용균 씨 목숨을 앗아간 컨베이어 벨트에서 1미터도 안 되는 곳에 또 다른 벨트가 있습니다.

시신 수습도 끝나기 전에 게다가 고용부의 지시를 어기고 80분이나 돌아간 그 벨트입니다.

그런데 이 벨트는 사고 당시 정기 점검 중이었다고 동료들이 말했습니다.

길게는 한 달 넘게 가동을 멈춘 채 점검받아야 하지만 회사가 1~2시간만 긴급 정비하고 가동했다는 겁니다.

[이성훈/故 김용균 씨 동료 : 정비도 안 된 벨트를 긴급 정비해서 돌린 거죠. 그러다 또 누군가 죽어나갈 수도 있는 상황이죠.]

회사가 경찰과 119에 사고를 신고하기도 전에 컨베이어 벨트 정비하는 외부 업체를 불렀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현장 작업자 대화방에는 오전 6시31분 '기동하겠다'는 문자가 올라왔고 1분 뒤에 곧바로 벨트가 가동됐습니다.

119에 사고 신고된 시간은 이보다 20여 분 앞선 6시 8분.

[119 사고 신고 : 그럼 이미 돌아가신 상태예요? (예) 그럼 경찰 수사도 다 끝난 상태예요? (예. 예)]

하지만 긴급 정비 시간을 고려하면 외부 업체를 부른 시간은 119 신고보다 훨씬 앞선 것으로 노조 측은 보고 있습니다.

안전 검사가 엉터리였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두 달 전 안전 검사에서 사고 난 컨베이어 벨트뿐 아니라 다른 벨트도 모두 합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특히 오늘 새로 공개된 벨트 동영상에는 덮개나 안전펜스 같은 보호 장치가 없고 동료들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이런 설비들까지 합격 판정이 났습니다.

[태안 화력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 물림 보호물이라는 말 자체도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거 자체도 본 적이 없습니다.]

노조 측은 내일 태안발전 운영사인 서부 발전의 사고 은폐 의혹을 추가로 폭로할 계획입니다.

<앵커>

지금 국회에는 안전 조치를 제대로 안 해서 근로자가 숨졌을 때 일을 시킨 맨 위에 사업주, 이번 같은 경우에는 서부발전이 될 텐데 여기 책임자한테 '최대 10년형'까지 내릴 수 있게 조항을 고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올라 있습니다.

하청을 줘 온 큰 회사들은 안 된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대표인 전경련은 대기업에 93.9%가 이 법에 반대한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오늘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은 하지만 큰 회사들이 근로자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까지 하청업체에 외주를 시켜서 많은 근로자들이 생명과 안전을 위협을 받는다면서 이 법 통과시켜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정말 후진적인 이런 사고들 더 이상은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적 흐름 앞에서 정치권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모두 관심 갖고 지켜볼 차례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화면제공 : 태안화력시민대책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