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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서 한 일자리 찾은 예멘인 110명…공존 모색 실험

<앵커>

제주도에 내렸던 예멘 사람들 480명 중 6분의 5, 410명 정도가 체류허가를 얻었습니다. 1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지낸 뒤에 다시 심사를 받아서 연장도 가능합니다.

한동안 함께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그중에 110명이 같이 일하고 있는 회사가 있어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원종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10월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예멘인 A씨는 이달 초 전라남도의 한 조선소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건조 중인 선박의 녹이나 용접 찌꺼기를 떼어내는 일인데, 힘들어도 힘이 납니다.

[예멘인 A씨 : 모두 무릎을 굽혀 일해요. 저는 추운 날씨 때문에 무릎 굽히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한국 관리자들이 매우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줍니다.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게 즐거워요.]

이곳 조선소에는 체류허가를 받은 뒤 제주를 떠난 예멘인 110명이 일하고 있습니다.

구인난을 겪던 업체가 제주 출입국외국인청을 통해 예멘인들을 채용할 수 있었던 겁니다.

[직원 식당 직원 : 밥 주면 저희들한테도 '감사합니다' 인사도 잘하고 그래요. '이모 예멘 어디 있는지 아세요?' (묻기도 하고요).]

[김주완/예멘인 노동자 동료 : 다 괜찮은 것 같아요. 나쁘다는 소리는 못 들었고. 일 시키면 잘해요. 이해가 안 가는 게 왜 외국인들 다 나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사람들마다 성격이 다 다른 건데.]

예멘인들은 이곳에서 선박 청소 등 내국인들이 잘 하지 않으려는 일자리에 취업해 있고, 회사 측도 이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무 곳에서나 일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취업하려는 업체가 무허가는 아닌지, 불법행위 요소가 있는 곳은 아닌지 정부가 사전에 꼼꼼히 따지기 때문입니다.

국내 어디든지 정착할 수 있지만, 거주지를 관할 당국에 신고해야 하고, 강력범죄에 연루되면 즉시 추방됩니다.

아직 제주에 남은 예멘인들도 이런 절차를 거쳐 허가받은 일자리에 취업하길 꿈꾸고 있습니다.

[예멘인 B씨 : 이곳에 돈 한 푼 없이 머물러 왔어요. 이제 이 집을 떠나 스스로 집세를 지불해야 합니다.]

낯선 이방인에 대한 편견과 경계의 시선이 여전하지만, 한편에서는 공존을 모색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배문산,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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