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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신 한창 수습하는 중에도…벨트는 80분가량 돌아갔다

<앵커>

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 벨트에서 고 김용균 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고용노동부는 사고 현장을 보존해야 하니까 컨베이어 벨트 가동을 멈추라고 발전소에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벨트는 계속 돌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왜 그랬는지, 백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1일 새벽 5시 37분.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은 사고 보고를 받고 태안화력발전소 9호기와 10호기 내 컨베이어 벨트 가동을 모두 멈추라고 지시했습니다.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을 보존할 필요가 있어서입니다.

그런데 태안발전소 컴퓨터 로그 기록을 보면, 발전소가 지시를 어긴 사실이 확인됩니다.

지시가 내려진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은 새벽 6시 32분 55초. 사고 난 벨트 바로 옆에 있는 벨트가 움직인 겁니다.

벨트 가동은 80분가량 계속됐습니다. 이때는 119구급대원들이 한창 김용균 씨 시신을 수습하고 있었습니다.

태안발전소 측은 안전 점검 차원에서 시 운전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한국서부발전 홍보담당자 : 나머지 (컨베이어 벨트) 하나가 정비가 끝난 상황이어서 안전 점검 차원에서 잠깐 시운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저희가 석탄을 올려서 돌린 건 아니고요.]

하지만 현장 운전원들은 석탄을 나르는 작업이 이뤄졌다고 말합니다.

[이성훈/故 김용균 씨 직장동료 : 벨트 가동해서 보일러를 빨리 돌려야 하는 게 그 사람들의 제일 급선무였던 거죠.]

실제로 정비 중이던 벨트가 돌기 30분 전의 석탄 저장고의 잔량은 평소의 70에서 80%보다 크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현장 조사 중인 고용노동부는 취재가 시작되기 전까지 컨베이어 벨트가 가동됐던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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