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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한 예산 "뭔지 기억 안 난다"는 의원…낭비되는 혈세

<앵커>

내년도 예산안에 원래 정부가 처음 짰던 예산안에도 없던 정체불명의 항목들이 잔뜩 들어갔다고 저희가 지난 주말 짚어 드렸었는데 하나하나 더 따져봤더니 이해가 잘 가지 않은 예산들이 꽤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이유로 들어가게 된 건지 심사한 국회의원에게 이호건 기자가 물어봤습니다.

<기자>

대전 '효 문화 뿌리 마을 조성 사업', 홍성 '홍주 천 년 양반마을 조성 사업' 두 사업 다 정부 예산안에는 없었지만, 국회 심사를 거치다가 각각 7억 5천만 원과 6억 원이 배정됐습니다.

어떻게 된 건지 먼저 해당 소위 회의록을 살펴봤습니다.

증액 요청 자료 124쪽에 명시된 문제의 사업을 논의하는데 앞서 논의한 사업들과 같은 내용이라며 따로 논의조차 안 합니다.

문체부 차관이 124쪽은 좀 다르다고 얘기했지만 의문을 갖는 의원들은 없습니다.

해당 상임위에 부실 심사 아니냐고 물었더니

[문화체육관광소위 관계자 : 나름대로 했죠 뭐. 하여튼 뭐 오래돼 갖고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심사에 참여한 의원에게 물었더니 역시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여야 이견이 없는 쟁점 사안이 아니면 길게 논의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 예산 따냈다고 자랑하는 국회의원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예산 확보는 지역구 의원에게 당연한 거"라는 원론적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이런 심사의 당연한 결과는 예산 낭비 우려입니다.

울릉도 공항 건설 사업은 올해 배정된 예산 77억을 한 푼도 못 쓰고도 내년 예산으로 20억이 추가로 배정됐고 건설 심의 자체가 보류된 흑산도 공항에도 없던 예산 10억이 일단 편성부터 됐습니다.

국민 혈세를 그 사업에 왜 배정했는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국회의 악습은 올해도 반복됐다는 평가입니다.

(영상취재 : 설치환,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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