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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은 낙하산·인력은 외주…'전문성' 훼손에 안전 추락

<앵커>

이번 사고를 통해서 또 하나 짚어볼 대목은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공공기관을 과연 그에 걸맞는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사람이 이끌고 있느냐는 점입니다. 당시 정권과 친한 이른바 낙하산 인사들이 경영진으로 가는 일이 반복되는 게 사고의 한 원인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내용은 김혜민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코레일 오영식 사장의 사고 첫 브리핑 때 발언입니다.

[오영식/코레일 사장 (지난 8일) : 기온 급강하에 따른 선로 상에 문제들이 있지 않을까 하는 추정할 수 있겠지만…]

원인을 날씨 탓으로 돌리려던 건데 하지만 불과 하루 만에 인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사망자까지 나온 고양시 온수관 사고 당시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보고 과정에서 웃음을 보여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잇따른 부적절한 발언과 처신에 SNS에서는 논란이 일고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습니다.

전문성이 부족한 인사들이 공기업 낙하산 사장이 되면서 안전 문제를 놓치고 있다는 겁니다.

코레일 오영식 사장의 경우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3선 의원으로 철도 전문가로 보기 힘듭니다.

코레일에선 그동안 낙하산 인사가 많이 이뤄져 왔고 정권 입맛에 맞는 업무들이 중시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낙하산 인사가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공기업 특성상 정부나 국회와의 관계가 중요한데 정무적 업무 능력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받습니다.

[공기업 간부 : 정권에서 하는 것을 벗어날 수가 없거든요. 그럴 바에야 힘 있는 사장이 와야 회사가 더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 .]

하지만 잇따르는 안전사고 앞에 정무적 능력이라는 장점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누적된 낙하산 관행이 안전 불감증과 기강해이로 이어지지 않게 견제와 관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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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취재를 한 김혜민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Q. 사고의 근본 원인은?

[김혜민 기자 : 그동안 우리 사회가 안전 보다는 효율을 더 중시해온 결과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실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도 연결이 되는 건데요, 이번 사고에서 2개의 사고 원인을 꼽자면 '외주화'와 '안전 예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방만한 경영을 막는다면서 외주화를 적극 권장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외주 인력들이 늘어나는데, 특히 정비 인력 같은 경우는 전문화되지 않으면 전문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3년 동안 선로 시설은 900km나 늘어났지만, 정비 인력 수는 4천 명 선에서 거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예산도 마찬가지로 거의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쓸데 없는 인력이 계속 늘어나면 방만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는 있지만 안전에 대해서 만큼은 좀 달리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Q. 일본의 신칸센 안전관리는 어떻게 다른가?

[김혜민 기자 : 한마디로 말해서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철저합니다. 신칸센은 개통된 지 54년이 됐는데, 지진 같은 자연재해 때문에 발생한 것 말고는 탈선 사고가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신칸센 운영 회사 중에 하나인 JR 동일본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 6천억 원 정도인데, 앞으로 5년 동안 안전 분야에만 우리 돈 12조가 넘는 예산을 쓸 예정이라고 합니다.

예산 많이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안전을 어느 정도 관심을 두고 있는지 이런 부분도 우리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Q. 사고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은?

[김혜민 기자 : 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먼저 들어보시죠.]

[문재인 대통령 : 혹시라도 승객의 안전보다 기관의 이윤과 성과를 앞세운 결과가 아닌지도 철저히 살펴보기 바랍니다.]

[김혜민 기자 : 이 말 외에도 "이번 사고는 부끄럽고 민망한 사고다,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말을 했습니다. 이번 사고를 통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는 교훈을 얻고 대책을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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