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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값 오르는데 기부는 반토막…속타는 에너지빈곤층

<앵커>

강력한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난방조차 마음껏 할 수 없는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은 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연탄값까지 올라 시름이 깊어졌습니다.

소환욱 기자가 찾아가 봤습니다.

<기자>

서울 근교에 있는 비닐하우스 마을입니다.

갑자기 불어 닥친 강추위에 받아 놨던 물도 얼고 수도에는 고드름이 열렸습니다.

[계세요. 어머님]

15년 넘게 이곳에서 살아온 조 씨는 추위 걱정이 태산입니다.

보일러는 고장 난 지 오래, 맨바닥에 매트 두 장 깔아 놓고 버팁니다.

[바닥도 너무 차요.]

하나 있는 연탄난로가 온기를 지켜주는 유일한 수단입니다.

[조 모 씨/비닐하우스 마을 15년 거주 : 이게 저희 보배예요. 왜냐하면, 겨울 되면 따뜻한 온기를 주니까 이거 아니면 의지할 데가 없잖아요.]

옆집 배 씨 할머니도 막막한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보일러는커녕 연탄난로 하나 없이 전기 패널만으로 올겨울을 나야 합니다.

이곳은 할머니가 주방으로 쓰시는 공간입니다.

지금 온도가 2도 정도인데요, 여기 보시면 문이 있긴 한데 이곳으로 바람이 그대로 들어와 안이나 밖이나 온도 차이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배 모 할머니 (80세) : 더운물 써본 적도 없고, 더운물도 안 나오지. 그냥 물 잘 나오면 좋은데 물이 잘 안 나와. 원래 추우니까.]

서울의 마지막 판자 마을. 김 씨 할머니는 매년 이맘때 찾아오는 연탄 지원이 무엇보다 반갑습니다.

잘 때만 잠깐 난방을 트는데 기부받은 연탄마저 없으면 매서운 겨울나는 건 꿈도 꾸기 힘들 정도입니다.

[김 모 할머니 : 옛날에 굴뚝에다 불을 때고 했는데 지금은 연탄으로 난로를 때잖아. 그러니까 꺼지면 못 살아. 추워서.]

정부의 '화석연료 보조금 폐지계획'으로 지난달 갑자기 연탄값이 20% 가까이 올랐는데 설상가상으로 연탄 지원 시민단체에 들어오는 기부금은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입니다.

[허기복/서울연탄은행 대표 : 연탄 지원을 해야 될 가구가 6만 가구 정도입니다. 지난해보다 올해는 (기부액이) 40퍼센트 조금 더 감소가 되어서.]

모두가 추운 겨울이지만, 주변을 챙겨보는 따뜻한 마음이 더 추운 이웃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 겁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 영상편집 : 황지영,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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