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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버스와 택시는 어떡하지?'…안전띠 미착용 논란 이유는?

안전띠 미착용 벌금 실효성 보완 숙제

[리포트+] '버스와 택시는 어떡하지?'…안전띠 미착용 논란 이유는?
"자 출발합니다 안전벨트 하셨나요?"

이달 내내 전 좌석 안전띠 착용에 대한 특별 단속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 9월 28일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 했는데요. 동승자가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운전자는 과태료 3만 원, 만일 동승자가 13살 미만 어린이라면 두 배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안전띠 착용 위반에 대해 운전자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 리포트+에서 안전띠 미착용 벌금 제도를 둘러싼 논란을 짚어봤습니다.

■ "동승자 안전띠 안 하면 3만 원"…전 좌석 안전띠 착용, 달라진 기준은?

우선 바뀐 안전띠 관련 기준을 알아보겠습니다. 개정된 법에 따르면, 일반 도로에서 운전석과 조수석에만 부과됐던 안전띠 착용 의무가 뒷좌석 동승자까지로 확대됐습니다. 즉 차량에 탑승한 모든 사람이 안전띠를 착용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만약 안전띠를 매지 않은 좌석이 있다면 무조건 운전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리포트+] '버스와 택시는 어떡하지?'..안전띠 미착용 논란 이유는?
사실 유럽, 북미 등에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를 도입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1990년부터 전 좌석에서 안전띠를 매고 어린이 카시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호주와 일본에서도 10년 전인 2008년부터 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를 도입했고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을 내야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안전띠 착용률에도 차이가 큽니다. 지난해 OECD '국제도로 교통사고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안전띠 착용률은 앞좌석 88.5%, 뒷좌석은 30.2%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독일은 앞좌석 98.6%, 뒷좌석 99%, 호주는 앞좌석 97%, 뒷좌석 96%로 착용률이 매우 높았습니다.

■ 안전띠 의무화 환영하지만 현행법에서는 버스, 택시에 책임 못 물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지금이라도 전 좌석 안전띠 의무화가 도입된 게 다행이지만, 실효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안전띠 미착용 벌금 부과는 운전자를 대상으로만 이뤄집니다. 그런데 택시나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 안전띠가 전 좌석에 설치된 영업용 차량의 경우, 빈틈이 있습니다.

운전자가 승객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안전띠 착용을 권한 뒤에는 승객이 안전띠를 매지 않아도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쉽게 말해서 대중교통 운전자가 안내 방송이나 구두로 "안전띠를 매달라"고 요청만 하면, 승객이 안전띠 미착용으로 단속에 걸려도 책임질 사람이 전혀 없는 겁니다.
[리포트+] '버스와 택시는 어떡하지?'..안전띠 미착용 논란 이유는?
실제로 지난 2일 SBS 취재진이 단속 현장에 나가봤는데요. 이날도 고속버스나 시외버스 등에 대한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고, 택시도 적발됐지만 출발할 때 미터기에서 안전띠 안내 음성이 나왔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물지 않았습니다.

■ '생명띠'도 착용하지 않으면 무용지물…불편하고 귀찮다는 인식 바꿔야

때문에 일각에서는 택시, 고속버스, 시외버스에서도 방송 여부와 관계없이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안전띠를 매지 않은 당사자가 과태료 처분을 받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 법적 처벌 강화와 더불어 운전자와 동승자, 대중교통 이용객들의 인식 전환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대해상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차량 이용객들이 뒷좌석에서 안전띠를 매지 않는 이유는 "불편해서"가 52%로 가장 많았습니다. 이어 "뒷좌석은 안전할 것 같아서"가 26%로 그 뒤를 이었고 "사고가 안 날 것 같아서"가 13%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국내에는 전 좌석 안전띠 착용이 번거롭고 귀찮다는 인식이 팽배한 겁니다.
[리포트+] '버스와 택시는 어떡하지?'..안전띠 미착용 논란 이유는?
안전띠는 충돌사고가 발생했을 때 생존 확률을 50~75%까지 높여줍니다. 안전띠가 '생명띠'로 불리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하지만 생명띠도 착용하지는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뒷자리에서도 어떤 충격이냐에 따라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겁니다.

'짧은 거리인데 괜찮겠지'라는 생각보다 '짧은 거리라도 꼭 매자'라는 생각이 운전자와 동승자,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법입니다.

(기획·구성: 심우섭,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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