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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긴 낡은 열수송관 '수두룩'…"위험관리 부실"

<앵커>

그제(4일) 일어난 일산 백석역 열수송관 사고 짚어보겠습니다. 우리 발밑 어디에서든 예고 없는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터진 열수송관은 20년을 훌쩍 넘긴 노후관으로 전체의 30% 넘는 열수송관이 이렇게 오래됐습니다.

특히 분당과 일산을 비롯한 1기 신도시에 많은데 안심해도 되는지, 안전 점검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성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파열된 열수송관에서 뜨거운 물이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일대는 물바다로 변했고 2천 500여 세대 난방 공급이 중단됐습니다.

지난 3월 열수송관이 터진 분당의 한 사거리입니다. 그때도 문제는 역시 노후화였습니다.

1기 신도시인 분당에는 20년 이상 된 노후관의 비율이 무려 77%나 됩니다.

일일 점검이 있지만, 맨눈으로 증기나 누수 같은 이상 징후를 살펴보는 게 전부입니다.

필요한 경우에 한해 열화상 카메라가 동원됩니다.

뜨거운 물이 새면 주변보다 땅 온도가 높아지는 원리로 찾아내는 겁니다.

취재진이 전문가와 함께 열화상 카메라로 살펴봤습니다.

볕 드는 곳과 그늘만 해도 온도 차이가 크게 나 측정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용역업체 측 역시 사고 당일 낮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했지만, 이상 징후를 찾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보수관리 업체 관계자 : 주간엔 이렇게 (태양) 열 받고 그래서 (열화상 카메라 측정이 정확하게) 많이 안 나와. 많이 안 나오는 게 아니라 거의 (정확하게) 안 나와요. 그래서 (햇빛이 없는) 야간에 순찰을 하는 거예요.]

위험 등급에 관계없는 획일적인 점검 방식도 문제입니다.

사고가 난 열수송관은 위험도 최고 등급이었습니다.

[보수관리 업체 관계자 : 전 구간을 (위험도가) 1등급이든, 2등급이든, 3등급이든, 4등급이든 간에 일상 점검을 싹 해요. 주간에는 (점검 방식이) 다 똑같아요.]

전문가들은 열수송관 내부 누수를 잡아내는 게 핵심인 만큼 외부 점검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전환돈/서울과기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 : (열수송관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땅 밑에 묻혀 있기 때문에, 자주 가서 땅을 파서 열어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반드시 어떤 간접적인 센서라든지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만이 상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래된 노후관일수록 내부 부식 등으로 관이 좁아지는데 이를 청소하거나 관리하는 기술을 비용 때문에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원철/연세대 방재안전관리센터장 : 로봇들을 안에 들여보내 가지고 안에 녹이 얼마나 끼었는지, 그 녹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손으로 씻어낼 수 있는 게 아니고 아주 고철 덩어리에요. 과연 지금까지 27년 동안 (로봇 투입을) 몇 번이나 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지난 9월 감사원이 열수송관 위험 관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해 난방공사가 위험 등급 제도를 손봤지만, 2개월 만에 참사를 빚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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