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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전망대] "남북철도 사업비 10조? KTX 수준으로 가자면…"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12월 6일 (목)
■ 대담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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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철도, 제대로 된 기능 못하는 상황
- 北, 1953년 한국전쟁 이후 철도 인프라 구축 노력 거의 안 해… 정치적 이유 때문
- 남북철도사업 비용, 건설 할 철도의 질·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


▷ 김성준/진행자:

북한의 경의선 철도 현지조사를 위해서 방북했던 우리 남측 남북철도 공동조사단이 조사를 마치고 귀환했습니다. 우리 KTX는 시속 200km/h가 넘는데, 북한의 경의선 철도 구간이 많이 낙후돼서 시속 20~60km/h밖에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때문에 부담해야 될 비용과 시간이 예상보다 더 많아지는 것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고 있고요. 북한 경제 전문가이신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네.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이게 시속이 20~60km/h밖에 안 나온다는 것은 사실상 열차로서의 경제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 아닌가요?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예. 지금 현지 조사하신 분들의 관련 언론 보도들을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너무 철도가 낙후되어 있는 상태여서. 사실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도 못 한다고 보이고요. 더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어떻게 보면 현대화 된 철도와의 연결이라는 것이 순조롭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사실은 의문이 드는 측면이 많이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속도가 이렇게 낮게 나오는 이유가 뭡니까?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제가 최근에 발표한 연구에 기반해서 말씀을 드린다면. 1945년 이후에, 그리고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난 이후로 지금까지 북한에서는 철도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거의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사실상 북한에서는 정말 현대화 된 철도, 또 열차라는 것을 보기 힘들었다고 봐야겠네요.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나라에 철도가 처음 건설이 되기 시작한 것은 식민지기부터였고요. 그래서 1945년에 우리가 해방이 되는 기준으로 보면 한반도 전체에 약 6,000km가 넘는 철도가 건설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북한에도 4,000km 가까운 철도가 건설이 돼 있었는데. 지난 1945년부터 1990년, 다시 말해서 북한 경제가 급격한 침체로 빠져들었다고 알려져 있는 시기까지를 놓고 보더라도 철도 건설량이 사실은 굉장히 적었고요. 더 나아가서는 그 기간 동안 존재하는 철도에 대한 투자 역시, 철도를 현대화하는 측면이라기보다는 전기로 운영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꾼다든가, 그런 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철도의 확장이라든가 현대화와는 거리가 멀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지금 경의선이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이 경의선 철도 구간은 어쨌든 우리가 휴전선 건너부터 시작해서 신의주까지 일단 철도 구간이 연결이 돼 있기는 돼 있는 겁니까?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철도 자체는 예를 들어 전쟁 기간 중에 폭격이라든가 파괴가 된 부분들은 그 이후로 짧게는 전쟁 직후, 그 이후로는 오랜 시간을 통해 다 복구는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그래서 철도 자체가 놓여 있느냐고 말씀하신다면 철도는 다 놓여 있기는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다만 문제는 철도라고 하는 것이 계속해서 보수도 해야 하고, 낡은 것은 새 것으로 갈아주고. 이런 과정을 해야 하는데.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런 작업이 잘 이뤄지지 않다 보니까 속도를 높이는 것도 불가능해지고. 이런 것이 현재 철도의 상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일단 철도가 속도를 낼 수 있게 우리가 정비를 도와줘야 하는 게 있을 것이고. 두 번째는 어쨌든 남북 사이에 끊어져 있는 부분이 있잖아요. 그게 정확하게 어디부터 어디까지라고 파악이 되는 건가요?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현재 끊어져 있는 부분은 예전에 해방 이전 휴전선이라든가 3.8선이라든가 끊어져 있는 부분들만 본다면. 그것을 연결하는 것으로 어떻게 본다면 연결이 된다고도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만. 문제는 수십 년 동안 입던 옷과 새 옷을 연결한다고 해서 하나의 옷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계속 보수도 하고 새로 투자한 철도에 북한 철도를 연결만 한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기차가 북한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 그리고 그게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느냐고 질문한다면 저는 좀 회의적인 느낌이 듭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군요. 어쨌든 여러 가지 손이 가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지금 그 말씀 듣다 보니까 그러면 철도라는 게 그렇게 노후화되어 있는 것을 보수하느니 차라리 아예 새롭게 휴전선 이북부터 신의주까지 깔아주는 게 나은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도 있는 모양이던데요.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그 부분과 관련되어서는 사실은 큰 계획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우선 첫 번째로는 분단 이후로 북한에서는, 식민지기의 철도라는 것은 서울을 중심으로 철도망이 구축이 돼 있었는데. 분단이 된 이후에는 평양을 중심으로 철도를 재편한 부분들도 있고요. 그 다음에 1950년대 이후로 전 세계적인 추세는 철도뿐 아니라 도로망을 통해서 사실은 중장거리 이동도 상당히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북한이 앞으로 경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도로 중심의 교통 체계를 만들지, 아니면 도로와 철도의 관계를 어떻게 할지. 또 그런 것을 할 때 기존에 있는 것을 새 것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디와 어디를 연결할지 같은 것을, 그랜드 플랜이라고 할까요. 그런 것 속에서 되어야지. 단순히 우리 경의선 하나만을 보고 그것을 현대화 하는, 이것만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비용을 가중시킬 수 있는 측면도 있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다시 좀 돌아가자면 저는 의아한 게요. 1945년 해방 이후에 북한은 철도 발전이라는 게 거의 없었다고 볼 수 있다는 말씀인데. 북한도 산업적인 목적, 특히나 군사적인 목적으로라도 있는 철도를 활용하려는 욕심이 분명히 있었을 텐데. 이게 단지 경제력이 모자라서, 돈이 없어서 철도를 손을 놔둔 것일까요?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식민지기에 건설된 철도가 있었지만. 1950년대,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식민지기에 있었던 철도가 턱도 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1960년대부터 철도라든가 도로 건설에 굉장히 많은 투자를 했었죠.

▷ 김성준/진행자:

그 결과로 경부고속도로도 나오고 그런 거겠죠.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그렇죠. 그런데 같은 기간에 북한에서는 각 지역을 자립 경제, 예를 들어서 군을 하나의 자립 단위로 놓고 각 군에서 농업과 공업을 다 자급자족 하는 방식으로 경제를 구축한 다음에. 각 지역 간의 연결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결국에 가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규모의 경제에 기반한 경제 발전 전략을 애시당초 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 이유가 있었군요. 그런데 이건 약간 옆으로 새는 이야기 같습니다만. 8472님이 문자로 질문을 보내셨는데. '개그우먼 김미화 씨가 남북철도 추진위원장이라는데 전문가가 맡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 질문을 여러 분들이 하셨어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당연히 저만 하더라도 역사적인 맥락에서 북한의 철도를 분석하고 있는 입장에서. 현재 철도를 어떻게 개선할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철도와 관련한 전문가 분들이 당연히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중요한 판단들을 해주시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지 않나. 그런 생각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꼭 위원장이 아니더라도 옆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를 하셔야겠죠.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예.

▷ 김성준/진행자:

사업비가 10조 원 정도 든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그것은 정말 철도의 질을 어느 수준으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에서 예전에 있던 보통 열차 수준으로 철도를 개선할 것이냐. 아니면 KTX 수준으로 바꿀 것이냐에 따라 철도의 질이라든가. KTX 수준으로 바꾸게 되면 사실은 전기 사정이라는 게 굉장히 중요해지고요. 그런 식으로 보면 그건 정말 어느 수준을 놓고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그리고 그것을 경의선 하나를 놓고 볼 것인지, 아니면 전체 체계를 고민할 것인지에 따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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