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통진당 소송 '배당 조작'…檢 정황 포착

안상우 기자 ideavator@sbs.co.kr

작성 2018.12.04 20:41 수정 2018.12.05 00:3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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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떤 사건이 법원에 들어오면 법원은 그걸 재판부에 나눠 줍니다. 이런 과정을 배당이라고 하는데 재판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위해서 전산을 통해 무작위로 사건을 나눠줍니다. 그런데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이 이렇게 무작위로 사건을 나눠주지 않고 특정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한 정황을 검찰이 포착했습니다. 자기 말을 들을 수 있는 판사에게 맡겨서 그 결과를 좌지우지하려 했다는 겁니다.

그게 어떤 사건이었고, 또 어떻게 일이 진행됐는지 안상우 기자가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지난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리자 이석기 전 의원 등 5명은 국회의원 지위 확인 소송을 냈습니다.

법원행정처는 당시 해당 소송을 검토하며 "사건을 각하하면 법원이 헌재 결정에 구속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다"면서 "'각하'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문건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현재가 내린 결론을 법원이 심리하는 건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난다며 각하했습니다.

법원행정처의 뜻과 정반대 판결이 나오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행정처 입장이 재판부에 제대로 전달된 것이 맞냐"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후 행정처가 2심 재판부 배당 과정에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행정처 고위 관계자가 심상철 서울고법원장에게 특정 재판부에 사건을 배당할 것을 주문했고 행정처 요구대로 사건이 배당됐다는 겁니다.

검찰 관계자는 "무작위 전자배당이 원칙이지만, 사건이 접수되기도 전에 사건번호를 받아 놓고 특정 재판부에 사건이 배당되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병대 전 대법관이 배당 조작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 의견서에 포함시켰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박 전 대법관의 영장심사는 임종헌 전 차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던 임민성 판사에게, 고 전 대법관 영장심사는 대법관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던 명재권 판사에게 각각 배당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