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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증 훔쳐 도로 누볐는데…렌터카 업체도 경찰도 몰랐다

<앵커>

운전면허는 있지만 차는 없는 사람에게 온갖 교통 관련 범칙금과 과태료 고지서가 서른 번이나 날아왔습니다. 알고 보니 10대 청소년이 면허증을 훔쳐 벌인 일이었는데 렌터카 업체도 또 이 10대를 단속한 경찰도 남의 면허증인 것을 몰랐습니다.

백 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달 전 21살 김 모 씨한테 하루에 고지서가 9장이나 날아들었습니다.

[운전면허증 도난 피해자 : 7장이 과태료 내라는 거고, 한 장이 고속버스 전용차선 탄 거, 그리고 한 장이 주차요금 안 낸 거예요.]

김 씨는 차도 없는데 속도위반에 도로 통행료 미납까지 쌓인 고지서가 30장이나 됐습니다.

[운전면허증 도난 피해자 : 엄청 황당했죠. '이게 무슨 상황이지?' (생각)하고.]

지난 8월 카페에서 김 씨 지갑을 훔친 16살 A양이 김 씨 운전면허증으로 차를 빌려 타고 다니면서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렌터카 업체는 조회만 하면 도난 면허증이라는 걸 알 수 있었지만, 남의 면허증을 내민 10대에게 차를 내줬습니다.

[렌터카 업체 대표 : 담당자 이야기는 '(면허증과 얼굴이) 비슷했다, 알아볼 수 없었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에….]

이날 A양은 버스전용 차로를 위반해 단속에 걸렸지만, 경찰 역시 면허증 조회를 하지 않고 범칙금을 부과한 뒤 보내줬습니다.

면허가 없는 청소년이 렌터카를 빌려 낸 사고는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만 이런 사고로 3명이 숨졌습니다.

지난주에는 부산에서 16살 학생이 주운 운전면허증으로 렌터카를 몰다 차량 4대를 부순 일도 있었습니다.

운전면허증만 등록하면 본인 확인 없이 차를 빌릴 수 있는 차량 공유 앱 때문에도 10대 사고가 느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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