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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비군 선발 사기'…경찰, 봅슬레이 지도자 2명 입건

<앵커>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빛 신화를 썼던 봅슬레이-스켈레톤 종목에서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국가대표 상비군 제도라는 게 애초부터 없었다는데 선수들을 상비군이라고 뽑아놓고 훈련 수당은 물론 부상 치료비도 주지 않았습니다.

최희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4월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한 A씨는 상비군에 뽑혔다는 통보를 지도자 B씨로부터 받았습니다.

훈련 수당도 준다는 얘기를 듣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합류했습니다. 그런데 수당은 한 푼도 받지 못했고, 훈련 도중 다쳤는데도 치료비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했습니다.

[A씨/전 봅슬레이 선수 : 함께 훈련했던 학생들이 대부분 아팠어요. 그런데 병원비는 지원되지 않았고. 이거 진짜 뭐지? 이게 상비군이 맞나? (생각했어요.)]

알고 보니 A씨를 포함해 16명의 선수들은 상비군이 아니라, 평창 올림픽 때 트랙 상태 점검을 위해 시험 주행을 하는 이른바 '전주자'들이었습니다.

국가대표 상비군이라면 규정에 따라 훈련 수당과 보험 혜택이 제공되지만, 전주자여서 전혀 받지 못한 겁니다.

[A씨/전 봅슬레이 선수 : 모든 것을 여기에 쏟아부었는데 다 가짜였다는 게 사람을 한순간에 이렇게 무너뜨릴 수도 있구나. 정신적 고통이 너무 컸어요.]

선수들 가운데 상당수가 고등학생들이었던 데다가, 위압적인 분위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하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놓았습니다.

[A씨/전 봅슬레이 선수 : 새벽 1, 2시에 집합시켜서 머리 박기 시키고, 훈련하러 이동하는 중에 비비탄 총을 막 쏘는 거예요.]

지도자 B씨는 선수들에게 전주자라고 하면 지원을 꺼릴 것 같아 상비군이라고 소개했고, 훈련 수당 지급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횡령과 사기 혐의로 B씨 등 지도자 두 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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