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만 편리한 '플랫폼'…노동 권익은 사각지대로

김민정 기자 compass@sbs.co.kr

작성 2018.11.20 21:58 수정 2018.11.20 22:5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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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대리운전이라든지 배달대행 같은 서비스 많은 분들이 이용합니다. 이런 일 하는 사람들은 어떤 회사에 소속돼 있지 않고 중개업체에서 올린 일감을 자신들이 선택해서 일을 합니다.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일을 한다고 해서 '플랫폼 노동자' 이렇게 부르기도 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직접 고용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는데 이걸 바꿔서 말하면 일자리 안정성 같은 노동 조건은 그만큼 열악해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김민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날드에서 2년째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33살 박정훈 씨는 최근 동료들과 함께 노조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배달원들을 직접 고용해왔던 맥도날드가 배달대행 업체를 통해서도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근로계약이 종료된 뒤 재고용되지 않으면 배달대행 업체를 통해 일감을 얻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개인 사업자로 간주돼 퇴직금과 4대 보험 등을 받지 못하게 됩니다.

[박정훈/맥도날드 아르바이트 : 사회보험이라든지, 산재, 사고 처리에 있어서 충분한 보장을 받지 못 하는 일들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플랫폼 노동이 보편화한 퀵서비스 업계에서는 플랫폼에 올라오는 주문을 놓고 기사들 간 경쟁이 더 치열해져 건당 수수료가 더 떨어졌습니다.

[김영태/퀵서비스 기사 : (앱이 생기면서) 2~3천 개 퀵 업체 사장들이 전속 기사들을 (앱에) 공유해버린 거예요. 뭐 노동을 거래하니 이러는데 우리 보호책이 없는 거죠]

경쟁이 가장 치열한 대리운전 시장에서는 기사들이 플랫폼 업체에 돈을 더 내면 우선적으로 손님을 배정받는 제도까지 생겼습니다.

[이창배/대리기사 :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자신들은 중개만 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콜을 수행해서 발생한 금액에서 20%라는 수수료를 (가져갑니다)]

플랫폼의 등장으로 이용자들은 편리해졌지만,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고용 안정성을 기대할 수 없고, 일하다 다쳐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노동 권익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겁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 (처음에는) 직접고용 방식이었다가 특수고용 형태 개인사업자가 됐다가 지금 이제 '플랫폼화' 돼서, 특수고용 형태도 인정받지 못하는 가장 사각지대의 노동 형태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2년 전 플랫폼노동자를 '독립 노동자'로 정의하며 노동 삼권을 보장하는 안을 입법했고 미국 일부 주에서도 플랫폼 노동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조례를 통과시키며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에야 처음으로 플랫폼 노동 종사자 수에 대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최대웅·주용진,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