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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도 5개 국어 '술술'…'모두가 능력자' 핀란드의 경쟁력

[SBS 스페셜] 운인가 능력인가 '공정성 전쟁' 2부 불운을 피하는 법 ③

18일 방송된 SBS 창사특집 대기획 '운인가 능력인가-공정성 전쟁'에서는 2부 '불운을 피하는 법'이 공개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취직이 잘되길 빌며 굿을 하는 한 여성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가 아직도 취직을 못한 것은 불운했기 때문일까?

속옷 쇼핑몰로 20대에 대박을 터뜨린 사업가 하늘 씨는 모두가 꿈꾸는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처음부터 잘된 건 아니다. 피와 땀으로 엄청 고생했다. 거의 3년 동안 수익이 없었는데도 기회를 찾아다니고 만들어 나갔다"라고 말했다. 이에 제작진은 외모나 이렇게 잘 되는 것은 운이 아니냐고 물었다. 하지만 하늘은 "그것도 노력이 바탕이 되었다. 운보다 노력 때문에 성공한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기업 중 성공적인 앱 개발을 한 토스 개발자 이승건은 "모두가 함께 노력을 해서 얻게 된 성공이다. 원래 이 일을 하기 전에는 치과 의사였는데 8번의 실패 끝에 성공을 거두게 됐다"라고 말했다.

노력이 성공의 바탕이 되었다 말하는 사람들. 얼마나 노력을 해야 성공을 할 수 있을까. 이에 토스 개발자는 "운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능력은 우리가 노력한다면 만들 수 있다. 능력을 갖고 있다면 언젠가 다가온 운으로 큰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을 찾기 힘든 청년들은 스스로를 불운하다고 말한다. 그들의 꿈은 소박하다. 원하는 곳에 취직을 하고 살고 싶은 곳에 살만한 집 하나를 얻는 것. 그것이 전부다. 스스로를 불운하다고 말하는 이들은 "금수저로 태어난 건 운이 좋아서 그 집안에서 태어난 것이기 때문에 성공에는 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누군가는 자신의 능력보다 더 큰 성취를 이루고, 또 누군가는 자신의 능력만큼도 인정받지 못하는 세상.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운일까 능력일까?

이탈리아 한 대학의 연구진은 인간의 운과 능력이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화했다. 능력이 평균적이어도 운이 좋은 사람들이 높은 성공을 이뤘다. 우리가 말하는 운칠기삼은 과학이었다. 똑같은 능력이라도 운이 있고 없고의 여부에 따라 성공의 여부가 가늠된다면 운만을 기다려야 될까? 이에 연구진은 "정부 차원에서 경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시민들은 능력을 갖고 있는데 운에 의해 쓸모가 없어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회가 운을 관리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할 수 있다는 것.


인도네시아의 라 말레라 마을은 현재도 수렵 채집 활동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마을에서 가장 능력자는 고래를 잘 잡는 사람이었다. 경력 40년의 작살잡이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도 기다리는 것이 있었다. 바로 향유고래. 그는 향유고래를 작살 하나로 잡는 것이 능력과 운이 있어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음날 이 마을에서 가장 베테랑인 작살잡이는 고래를 잡을 수 없었다. 고래를 만나는 운이 없었던 것. 하지만 어떤 이들은 거대한 들쇠고래를 잡았다. 이 고래는 아타올라 그룹에서 공정한 분배 원칙에 의해 나눠졌다. 특히 사냥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에게도 고래를 나누는 것이 주목할 대목. 이에 아타몰라는 "고래는 바다의 것이다. 전통이 그렇다. 고래는 일용할 양식이다"라고 말했다. 운과 능력을 구분할 수 없는 환경에서 능력의 몫은 규칙에 따라 나누고 운의 몫은 마을 사람들이 나누는 것이었다.

크리스토퍼 보엠 교수는 나눔은 수렵채집 사회가 터득한 지혜라고 했다. 운과 능력의 공정한 분배는 인류가 발전시킨 능력주의였던 것. 우리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면 모든 것을 포기하기도 한다. 인류에게 공정성은 생존의 문제였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수렵채집 사회처럼 분배를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 YC기업은 능력과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기업에 투자라는 운을 부여했다. 그리고 거액의 투자라는 운으로 여러 기업은 성공에 이르게 된 것. YC기업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화장품 회사의 한국 직원들은 "한국에서는 기회를 원해도 기회를 받을 수 없다. 하지만 미국은 우리가 원하면 얼마든지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기회의 땅인 것과 동시에 불운을 모두 개인의 몫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곳이었다. 능력과 운이 있는 이들에게는 기회를 무한하게 부여하지만 더 큰 불운을 가진 이들은 방치하는 곳이 바로 미국이었다. 실제로 미국은 현재 여의도의 4배에 달하는 면적을 노숙자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연구진은 모든 사람들에게 돈을 균등하게 지원했더니 뜻밖의 행운인 '세렌디피티'를 만난 이들이 더 해지면 전체의 성공률이 가장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는 자원을 재분배해서 동일한 기회를 얻도록 하는 것이 사회와 개인의 발전에 더 좋다는 것이었다. 그래야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사회에서 더 많은 기여를 하고 더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핀란드는 현재 기본소득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실직자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실업 수당 대신 재취업을 해도 한화 70만 원씩을 국가에서 매달 지급하는 실험이다. 이에 기자였던 한 실직자는 자신의 꿈이었던 작가가 되기 위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본적인 것이 보장되기에 실업을 했음에도 두려울 것이 없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핀란드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 부부는 "사람의 존재 자체를 능력의 가능성으로 보는 것이 핀란드이다. 이 사람이 카운터에 앉아서 계산을 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판단하다. 인구가 적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이 잘 굴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과 핀란드는 아주 큰 차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이렇게 하려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최근까지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렸던 핀란드. 이를 극복하고 활력을 불어넣은 것은 다름 아닌 청년들이었다. 핀란드의 청년들이 도전해 수많은 스타트업을 이뤄냈고 이는 성공에 이르렀다. 세렌디피족이라고 불리는 핀란드의 청년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었다.

이에 핀란드 청년들은 "실패에 대해 배울 뿐이고 정부는 학생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며 돕고 있다. 학생증 카드를 갖고 있어 점심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 이 시점에 안정적인 직업은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핀란드는 실패에 대한 공포가 없기에 누구나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다.

한 사람의 능력도 불운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려는 핀란드. 도전하는 자에게 기회를 줘 성과를 이루게 하는 미국. 우리는 어떤가, 우리는 능력이 있어도 기회가 없고, 그렇다고 청년들이 겪는 불운을 관리해주지도 않았다.

청년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이에 전문가들은 "최소한의 생존과 최소한의 존엄을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주고 다른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우리가 어디까지가 불운이라고 보고 어디까지가 사회적으로 보상해야 될 부분이라고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학자 새뮤얼 보울스는 "반드시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을 기울여도 성과가 돌아오지 않는 위험으로부터, 그리고 불운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현재도 자신들의 운과 능력을 저울질하며 공정성 전쟁을 벌이고 있는 청년들은 묻는다. 사회가 앞장서서 행운을 나누고 능력을 키워 더 큰 기회를 만들어 줄 수는 없을까?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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