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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소변 먹이고 성폭행…사랑으로 위장한 '가정 폭력'

'그것이 알고싶다' 소변 먹이고 성폭행…사랑으로 위장한 '가정 폭력'
왜 사회는 그녀들의 구조 메시지를 무시했을까?

1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강서구 아파트 주차장 살인 사건에 대해 조명했다.

지난달 22일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잔혹한 살인 사건이 벌어졌다. 희생당한 40대 여성은 그의 딸의 아버지이자 전 남편이었던 김 씨에게 끔찍하게 살해당했다. 이에 김 씨는 "말로 하려고 했지만 화가 나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소견은 달랐다. 1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3번을 치명적인 자상을 만든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것은 분명한 살해의 의도가 있었다"라고 분석했다.

이 사건은 범인의 딸인 세 자매들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버지의 사형'을 요구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자신의 아버지를 극형에 처해달라고 말하는 세 딸들은 "지금도 무섭다. 풀려난 이후 또 어떤 일을 저지를지 너무나 두렵다"라고 말했다.

전 남편 김 씨는 두 달 전부터 피해자에게 위치 추적기를 부착해 모든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추적 끝에 지금의 아파트를 알게 되었고 두 달 전부터 모든 동선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 그는 자신의 집을 나서면서부터 회칼과 과도를 챙겼고, 전처를 살해하는데 어떤 망설임도 없었다.

자녀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김 씨에 대해 세 딸들은 "아버지의 사과에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말 우리에게 미안함이 있다면 그런 범행은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씨는 아내에 대한 미안한 마음은 단 한 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김 씨의 누나는 "동생이 그런 사람이 아니다. 가족에 대한 애착이 너무 컸다. 그게 잘못된 범죄가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씨의 오랜 친구도 김 씨에 대해 "친구를 엄청 떠받드는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친구는 별로 그걸 좋아하지 않고 부담스러워했다. 친구가 신혼 때 살고 싶지 않은 내색을 했는데 그때 전 남편이 정말 죽이려고 했다더라. 그런데 우리 앞에서는 그런 행동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세 자매는 김 씨의 다음 범행 상대가 자신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 딸은 "자기랑 의견이 안 맞는다 하면 손이 올라오고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주변의 집기를 이용해 폭력을 가했다"라고 증언했다. 또한 김 씨의 폭행에 대해 이 씨는 피하려고 했고 신고에 대해서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저 조용히 수습되길 바라고 침묵했던 것.

5년 전 김 씨는 이 씨의 자매들에게 "좋은 것 구경하러 오라"며 자신의 집으로 불렀다. 그런 상황을 보고 두려워 증거 사진을 찍으려는 이들에게 김 씨는 칼을 들고 죽이겠다며 다시 위협했다. 이는 이 씨가 제주도 여행을 떠나며 문제가 생겼다. 일행 중 남자가 있었다는 것에 격분해 김 씨는 이 씨의 얼굴에 집중적으로 폭행을 가했고, 이에 양 쪽 눈에 심각한 출혈이 생겼던 것. 이때 가족들은 김 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김 씨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이 씨만 격리되었다고 밝혀졌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은 "구속 요건이 되지 않아 석방했고, 긴급 임시 조치만 내려졌다"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후 이 씨는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나와 남편을 피해 숨어 살기 시작했다. 이후 이 씨는 이혼을 했지만 김 씨로부터 지속적인 협박을 받았다.

개명까지 하고 친구의 명의를 빌려 집을 계약했던 어느 날, 김 씨가 칼을 들고 이 씨 앞에 나타났다. 불안에 떨던 이 씨는 근처 식당으로 들어가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이 와서 이 씨 모녀를 격리시켰지만 칼을 들고 있는 것이 경찰에게 포착된 김 씨는 이날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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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과 평행이론처럼 닮은 사건은 1년 전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에 피해자의 부모들이 제작진을 찾았다. 피해자 강슬기 씨는 1년 전 23살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강 씨는 미용사업을 성공시키며 SNS에서도 꽤 알려져 있었다. 축복 속에서 결혼을 했고 많은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강 씨는 지난해 11월 남편 조 씨에게 살해당했다. 범행 장소는 강 씨가 이혼 소송을 벌이며 숨어 살던 곳이었다. 그의 남편은 강 씨를 보고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덮쳐 살해했다. 당시 목격자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찌른 상태로 누군가와 전화를 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조 씨가 전화를 한 곳은 바로 112였다. 자신이 아내를 죽이고 신고를 한 것.

조 씨는 강 씨의 뼈와 장기까지 손상될 정도로 무차별로 찔러 살해했다. 이러한 범행 형태에 전문가는 "이것은 과거에도 비슷한 폭력의 양상이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지인은 충격적인 녹음 파일 하나를 들려줬다. 어린아이와 세 들어사는 후배가 있는 상황에서도 조 씨는 강 씨를 폭행했다. 이에 피해자의 지인은 늘 칼이나 망치를 들고 폭행을 했다고 말했다. 지인은 "옷을 다 벗겨 놓은 상태로 때렸다고 한다. 너는 나로 소독해야 한다며 자신의 소변을 먹이고 성폭행까지 했다"라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당시 강 씨의 신고로 경찰이 강 씨의 집을 찾았다. 그런데 조 씨가 강 씨를 폭행하고 살인 위협까지 했음에도 조 씨는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강 씨만 격리 조치했다. 경찰은 "피해자 강 씨가 남편의 처벌을 원치 않아 처벌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돌도 안 되는 딸 때문에 이혼을 망설였던 강 씨는 경찰에 조 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던 것. 하지만 강 씨의 상태가 위험하다고 생각한 동료들은 강 씨를 조 씨로부터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자 조 씨는 SNS에 아내가 바람을 피웠고, 남자에 미쳐서 자해를 한다는 등 아내를 음해하는 글을 올리는 이상 행동을 했다.

조 씨는 아이를 빌미로 강 씨를 집으로 오라고 했다. 이에 아이가 걱정된 강 씨는 조 씨의 집으로 갔고, 그곳에서 원치 않는 성폭행과 폭행을 당했다. 그리고 강 씨는 조 씨를 성폭행 혐의로 신고한 것. 그리고 이때 경찰은 조 씨에게 전화를 걸어 강 씨가 성폭행으로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에 아내에 대한 원색적인 비방을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조 씨에게 경찰은 "억울한 것 내가 풀어주겠다. 문자 보내고 싶다면 정상적인 언어로만 보내라. 그리고 협박 아니냐고 하면 협박이 아니라고 증거를 제시해라"며 믿기 어려운 대화를 나눴던 것으로 드러났다.

범죄심리학자 이수정 교수는 "그런 피해 여성들은 오랜 기간 스토킹을 당한다. 그리고 살해를 당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가해자들은 우발적인 사건인 것처럼 둔갑시키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강 씨의 남편 조 씨는 "112에 전화를 해 자수를 했다"라는 것을 감형 사유로 들었다. 하지만 그는 112로 신고 전화를 건 후에도 몇 차례 더 아내 강 씨를 흉기로 찔렀다.

가정 폭력 사건 중 가해자가 구속된 사건은 0.8%. 100명 중 99명이 풀려났다. 이에 표창원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이후에 가해자들이 불법 체포 등으로 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경찰은 무마해서 돌려보내는 것이 최상이라고 생각하는 현장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가정부 사건이라는 이름으로 처리되는 가정 폭력. 매 맞는 아내에게 법원은 때리는 남편과 화해하라고 권한다. 그리고 부부와 연인 동거인 사이의 오랜 폭력은 비극적인 결과를 향해 달려간다.

이수정 교수는 "처벌 수위가 합리적이지 않을 때는 가해자들이 사법 제도의 빈틈을 빨리 포착한다. 신고한 자만이 입을 다물면 이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법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의학자 유성호 교수는 "법의학자 입장에서는 꽤 오랫동안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분명 폭력은 발전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처음 폭력이 있을 때 사회적인 제도로 개입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많은 시민 단체에서는 가정 폭력 자체를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법을 신속하고 엄격하게 집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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