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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지 않는 가족들…고시원 희생자 4명, 빈소도 못 차렸다

<앵커>

어제(9일) 종로 고시원 화재로 30대 비정규직부터 70대 독거노인까지 7명이 숨졌는데 빈소는 3명만 차려졌습니다. 연락을 끊고 혼자 지내온 사람들이 적잖아서인지 가족들이 찾아오지를 않고 있습니다.

신정은 기자입니다.

<기자>

고시원 3층에 살다 화마에 35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조 모 씨는 우체국의 비정규직 노동자였습니다.

8년 전 상경해 일용직으로 일하다 그나마 낫다고 얻은 게 비정규직인 우체국 배송일이었습니다.

[故 조 모 씨 아버지 : 오죽하면 고시원에서 생활을 하겠습니까. 돈 없고 그렇기 때문에 돈 한 푼이라도 절약해서 살려고 ….]

지난 추석 때 다음에 만나면 냉면을 사주겠다고 한 게 아들의 마지막 약속일 줄 몰랐다며 아버지는 목이 메었습니다.

[故 조 모 씨 아버지 : 참 착실하고 부모 속도 안 썩이고. 그런데 그렇게 이 마음은 까만 것이 아니라 새까맣습니다.]

쓸쓸했을 고시원의 삶은 장례식장에도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희생자 7명 중 3명만 빈소가 차려졌습니다. 나머지는 연락을 해도 가족이 오지 않고 있습니다.

불이 난 고시원 앞에선 19개 시민단체가 모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정부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김바울/타 고시원 거주자 : 화재가 아니라 인재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목숨을 위협받는 위험한 곳, 집 같지도 않은 이곳을 살아야 하는….]

경찰과 소방 당국 등 관계 기관이 오늘 4시간가량 합동 감식을 벌였습니다.

정확한 화재 원인은 3주 뒤 나올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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