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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시원 유일한 출구에 불길…스프링클러는 아예 없었다

<앵커>

오늘(9일) 불이 난 고시원 내부 사진 한번 보시겠습니다. 어른 두 명이 지나가기가 어려울 정도로 통로는 비좁고 방도 한번 보시죠. 침대, 책상, 의자만으로도 꽉 들어찹니다. 그리고 이 계단이 유일한 출구라서 여기가 막히면 마땅한 대피할 길도 없었습니다. 이런 구조인 데다가 다들 잠든 새벽에 출입구 쪽에서 불이 났고 또 스프링클러도 없다 보니 피해가 더 커졌습니다.

이어서 정다은 기자입니다.

<기자>

불이 난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 구조인데 2층과 3층이 고시원입니다.

화재 현장입니다. 불이 처음 시작된 고시원 3층은 창문이 모두 깨지고 건물 외벽이 까맣게 그을렸습니다.

불이 난 3층은 150㎡ 넓이에 무려 29개의 쪽방이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불이 출입구 바로 옆 301호에 시작되면서 대피를 가로막았습니다.

[고시원 3층 거주자 : (불이) 입구 쪽에서 삽시간에 몰려왔는데… 그 나가는 쪽이 문이 열렸으니까 입구에서 불 퍼지면 바람이 지하에서 이렇게 올라치거든.]

창문도 없고 폭이 80cm밖에 안 돼 두 명이 마주 지나가기조차 어려운 좁은 복도에 순식간에 유독가스가 차올랐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망자 7명 가운데 4명이 복도에서 발견됐습니다.

[전혁민/서울 종로소방서장 : 나머지 실에 있던 분들이 대피를 하려고 나오더라도 이미 출입구가 그런 불로, 거센 불로 막혀 있어서 대피하는 데 상당히 어려움이…]

화재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정 모 씨/화재현장 목격자 : 소리가 안 났다고 하더라고요. 벨을 눌렀는데 고장 났다고.]

35년 된 건물에 들어선 이 고시원에는 스프링클러도 없었습니다.

대형 사고를 막아줄 수 있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할 기회가 있긴 했습니다.

3년 전 고시원장이 신청해 서울시가 지원하는 간이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에 선정됐지만, 건물주가 거부하며 무산됐습니다.

이 고시원은 또 고시원이 아닌 기타 사무소로 등록돼 있어서 올해 밀양 세종병원 화재를 계기로 실시된 국가안전 대진단 대상에서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황인석·김흥기·홍종수, 영상편집 : 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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