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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금만 챙기고…동물 굶기고 방치하는 동물보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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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동물들을 구조해서 보내놨더니 한 보호소가 밥을 굶기고 방치하다가 저희 취재진한테 걸렸습니다. 세금까지 받아 놓고는 주인 없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막 대한 건데 취재가 이렇게 되니까 정부가 다른 보호소들도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자체의 위탁을 받아 동물병원이 운영하는 충남 금산의 유기동물보호소입니다. 버려지거나 길 잃은 동물들이 보호 받고 있어야 할 곳인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여덟마리 가운데 세 마리가 죽어 있고 남은 개들도 제대로 먹이지 않았는지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입니다.

다음날 군청 공무원과 함께 보호소에 찾아가 봤습니다. 그런데 하루 만에 깨끗하게 치워져 있습니다.

[금산군청 공무원 : (저희들이) 1주일에 한 두번 정도는 와서 보거든요. 밥도 주고.]

어떻게 된 일일까요.

[근처 주민 : (취재한다는 얘기를 전해 듣고) 어제 저녁 늦게까지 (군청) 사람들이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치우고 바깥에 보초까지 서가면서….]

개들이 죽거나 바싹 마른 영상을 보여주자 군청 측은 그제서야 잘못을 시인했습니다.

[금산구청 공무원 : 원장 선생님하고 계약은 오늘로 파기를 할 거고요. (다른 공무원) 관리를 제대로 못 해서 죄송합니다.]

동물병원 측은 개들을 열흘간 돌보지 않은 건 맞지만 개들이 죽은 건 장염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기동물 보호소는 버려진 동물을 구조해 보호하다 20일 안에 원래 주인이나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 시키는 곳입니다.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민간 동물병원에 지원금을 주고 운영을 맡기고 있습니다.

이곳은 3천 평이 넘는 부지에 유기동물을 수용하는 동물구조관리협회 보호소입니다.

그러나 전체 290여 개 보호소 가운데 250여 개는 부지나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민간 동물병원이 위탁 운영 하고 있습니다.

민간 지원금은 한 마리에 10만 원에서 16만 원가량인데 돈벌이로 생각해 굶기고 방치하는 곳이 생기는 겁니다.

죽은 개를 식용으로 팔아 넘기는 보호소가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적이 있습니다.

[박혜선/한국동물보호교육재단 이사장 : 이왕이면 예산을 많이 만들어서 (지자체) 직영으로 운영을 했을 때는 관리 감독이 더 철저하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SBS가 취재에 나서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자체에 관할 동물보호소를 모두 점검하라는 공문을 내려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황지영,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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