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개입 의혹에 "결백" 글 올린 판사…비판 확산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18.11.03 00:08 수정 2018.11.03 01:0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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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땅의 고위 법관들이 언제부터 이리 말이 많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법원에서 일하는 한 직원이 법원의 내부 전산망에 올린 내용의 일부입니다. 재판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한 부장판사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글을 잇달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리자 이런 답글을 단 겁니다.

해당 판사가 직무 윤리를 위반했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자세한 내용 전형우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2015년 10월 작성된 법원행정처 문건에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파기환송심의 재판장이던 김시철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통화해 재판 상황을 알아낸 것으로 보이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개입한 것인지에 대해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김 부장판사는 지난달 30일과 어제(1일) 잇따라 결백을 주장하는 장문의 글을 법원 내부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언론 대응을 위해 재판 상황을 공보관에게 설명해줬을 뿐, 재판에 영향을 미친 건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검찰이 위법한 방법으로 자신의 이메일을 압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부적절하다는 비판 글들이 이어졌습니다.

한 판사는 "수사 중인 사안의 관련자가 법원 구성원들을 상대로 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미리 전달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사법농단 재판을 맡을 수 있는 법관들을 상대로 법정 밖에서 변론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법원 일반 직원도 법관답게 절차를 밟으라고 비판했습니다.

[최정명/법원 직원(김시철 부장판사 비판 글 작성) : (해당 글은) 마치 법정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서, 사실은 준비서면을 가져다가 직원들한테 낸 거예요. 미리 죄가 없다고 예단을 주는 행위는 판사로서 굉장히 잘못된 행위죠.]

'법관은 다른 법관의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법관윤리규정을 어겼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