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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전망대] "CJ 대한통운, 다단계 하청으로 위험 외주화"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4:20 ~ 16: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11월 2일 (금)
■ 대담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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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로 야간에 상하차 작업…조명·안전요원 등 장치 미비
- 택배 서브 터미널도 심각, 고가 도로 아래 임시 시설 ·화장실 없는 곳도
- 지붕 없어 태풍 왔을 땐 택배 기사들이 온 몸으로 고객 물품 막기도
- '땜질식 점검'으로 사고 계속…총체적인 물류센터 점검 필요
- 사망사고 반복에도 CJ대한통운은 하청업체에 책임 떠넘겨


▷ 김성준/진행자: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서 택배를 싣는 작업을 하던 직원 한 분이 후진하던 화물차에 끼어서 숨졌습니다. 그런데 이 사고가 발생한 물류센터는 지난 8월,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이 감전 사고로 숨졌던 바로 그곳입니다. 사망 사고가 일어나서 근로감독을 받았던 곳에서 두 달 만에 또 사망 사고가 일어난 건데. 도대체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이 사고가 잇따라 일어나면 무언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데.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난 겁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택배 물품을 싣고 있던 하청업체 노동자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트레일러를 피하지 못했고, 결국 트레일러 사이에 끼이게 되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숨지게 되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보니까 택배 노동자들 작업 환경이라는 게. 저희는 쉽게 생각할 때 택배 물품들이 쭉 늘어서 있고, 트럭에 옮기는 과정. 쉽게 생각하면 그렇게 위험하다, 이런 것은 아닌 것 같다는데. 어떤 면에서 이런 사고까지 일어날 정도로 위험성이 있는 겁니까?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사고가 발생한 허브 물류센터는 밤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야간에 작업이 이뤄지고. 대형 차량이 주로 다니다 보니까 사고가 나지 않게 안내를 해줘야 하는 안전요원이 충분히 배치되어야 하는데. 조명도 어둡고 이런 안전요원도 배치되어 있지 않다 보니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낮에는 하기는 차에 실어서 배송해야 하니까요. 짐으로 화물차에 올리는 것은 밤중에 이뤄지는데. 조명이 잘 갖춰지지 않았다. 그렇게 깜깜한데 어떻게 일을 하나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러니까 안전요원도 배치되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다 보니까 이러한 사고가 일어난 거죠.

▷ 김성준/진행자:

혹시 일하시면서 구체적으로 이런 장치, 이런 안전 대비는 있어야 되겠다고 느끼시는 부분들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우선 조명부터 말씀하시자면. 조명 하나도 없이 하지는 않을 것이고. 불은 켜 있을 것 아니에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러니까 충분한 안전장치가 있어야 하고. 사실 CJ대한통운 경우에는 이런 사고가 일어난 물류센터 같은 곳이 12곳이 있고. 전국에 270여 개에 달하는 서브 터미널이 있는데요. 사실 말이 조명이 안 돼 있다뿐이지 택배기사들이 근무하는 서브 터미널도 안전 문제가 심각합니다. 시설 면에서 고가도로 밑에 임시 시설로 설치된 곳 같은 경우는 지붕도 없어서 비바람에 노출되기도 하고. 정식 시설이 아니다 보니까 제대로 된 화장실도 없어서 택배기사들이 큰 고충을 겪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기 시설도 미비해서 비가 오면 누전 위험성이 있는 등 대다수가 안전에 취약해서 언제라도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비바람에 노출되어 있었다면 비가 오면 바닥도 흥건할 텐데요. 전기 시설이 비에 노출되면 이건 그냥 감전이네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저는 사실은 물류센터라고 하면 커다란 공장형 건물처럼 천장도 잘 돼 있고, 건물 안에서 비바람 등을 걱정 안 하고 화물을 싣고 내릴 수 있는 것으로 알았는데. 그런 곳이 많지 않은 모양이죠?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런 곳도 있는데요. 대다수가 지붕도 없어서 비바람에 노출되고. 최근에 태풍이 일어났을 때는 비가 오니까 온 몸으로 고객들의 물품을 막고, 이런 영상도 있고 참 참담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비가 오면 몸으로 젖지 않게 택배 물품을 막아야 한다고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지붕이 있더라도 옆에 칸막이가 없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이번에 사고가 난 물류센터가 지난 8월에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이 감전사고 났던 그 곳이잖아요. 그 때도 결국은 감전이라는 게 지금 말씀하신 열악한 환경의 영향인 거네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사실 얘기를 들어보면 감전인 사고가 일어났을 때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는 제보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그 지점이 이미 감전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비를 안 한 거죠. 결국에는 청년 대학생이 사망한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 때 감전 사고가 나서 두 달 동안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고 하더라고요. 작업 중지 명령이라는 게 그냥 작업 중지하고 가만히 있으라는 게 아니라 그 사이에 무언가 조치도 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해야 한다는 얘기일 텐데. 그게 아무 것도 안 됐던 모양이죠?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허브 물류센터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데 종합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거죠. 8월에는 감전사가 있다 보니까 전기설비 위주로만 안전성 조사가 진행됐고요.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한 거죠. 예를 들어 8월 말에는 옥천허브 물류센터에서 50대 노동자가 찜통더위에 막힌 공간에서 상하차 작업 중 쓰러져 사망했고. 이번에는 트레일러에 치여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거죠. 허브 물류센터를 지금 진행한 것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다 보니까 계속해서 다른 유형의 사고가 발생하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전기 누전으로 감전이 되면 전기 시설만 개선하고. 그 다음에 그런 밀폐된 환경에서 문제가 생기면 밀폐된 환경에서 너무 덥지 않게 개선하고. 이번에 또 트레일러 후진 사고가 나면 그것 막기 위해서 개선하고. 쉽게 말하면 계속 무슨 사고가 나서 피해자가 생겨야 그 때 그 때 하나씩 고치겠네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그렇죠. 지금에 있어서 기획근로감독도 중요한데. 더 중요하기로는 지금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제 말씀이 그것입니다. 하나 일 벌어질 때마다 그 때 그 때 임시방편으로 고치는 게 아니라. 전체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해서 한꺼번에 고칠 생각을 해야 되냐는 것 아니냐는 거죠.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래서 지금의 시스템. 위험한 구조를 개선하는 데에 정부가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하는데요. 세 달 사이에 세 명이나 사망했는데도 CJ대한통운이 아무 책임도 지지 않고 하청업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회사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인가, 저희들은 의구심을 들 수밖에 없고요. 노동부가 CJ대한통운 물류센터에 대한 기획 감독 방침을 발표하면서 본사에 사망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계획을 수립하도록 명령한다고 했지만. 제대로 된 계획이 나올지 의문입니다. CJ대한통운이 다단계 하청으로 지금의 광범위한 위험을 외주화 하는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사고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CJ대한통운 외에도 여러 물류 회사가 있지 않습니까. 이게 CJ가 유난히 이런 상황인가요, 아니면 다른 물류 회사들도 열악한 여건이 마찬가지인가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열악한 여건도 마찬가지인데요. CJ대한통운이 지금 업계 과반수에 달하는 점유율을 자랑하고 있다 보니까 물류가 그만큼 많은 거죠. 물류가 많고, 그러면서 속도를 중시하다 보니까 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런 사고의 구조적인 대비도 필요하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그 일을 하는 직원 분들에 대한 안전 교육도 필요하지 않겠어요? 그런 교육은 진행이 되나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네. 맞습니다. 8월 달에 노동자 감전사 한 이후에 현장에서 안전교육은 이뤄져 있다고 얘기하는데요. 그런데 사실 안전교육을 받았는데. 예를 들면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허브 물류센터 같은 경우도 밤 7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12시간 동안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까. 노동자들이 새벽이 넘어가면 굉장히 몸이 피곤한 거죠. 그리고 속도도 빨라지다 보니까 이 안전 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 하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까 레일에 손가락이 끼어서 다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요?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그래서 노동부에서는 안전교육을 강조한다고 하지만. 이 안전교육이라는 것이, 물론 필요하지만, 이것 또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 한다는 거죠.

▷ 김성준/진행자:

예. 이건 정말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더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좀 더 종합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지금 말씀 듣다 보니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

예.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김진일 택배노조 정책국장과 말씀 나눠봤습니다. 문자 보내주신 분들 많은데요. 4757님. 오늘 CJ택배에서 물건 받을 것 있었는데 2주 후에 배송해 준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이런 큰 사고가 있었네요. 안전 관리 철저히 잘 해서 인명 피해 없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박현민 님. 택배 요금 비싸져도 상관없으니 노동자 분들의 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공감하는 얘기입니다. 이런 식으로 아무리, 요즘 택배 정말 많이 받는데. 이런 식으로 계속 문제가 생기면서 노동자의 목숨까지 피해를 보며 택배 받는다는 것 누구도 원하지 않는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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