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수사받는 입장 되자…'인권' 눈뜬 판사들

전형우 기자 dennoch@sbs.co.kr

작성 2018.10.31 21:00 수정 2018.10.31 21: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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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법농단 수사가 한창인 요즘, 검찰 수사에 인권 침해 요소가 있다고 비판하는 판사들의 글이 법원 내부 게시판에 계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판사들이 최근에 수사 받는 처지가 되니까 이런 글을 올리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형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고등법원의 강민구 부장판사는 검찰의 밤샘 조사가 인권 침해라는 글을 지난 16일 법원 내부망에 올렸습니다.

"잠을 재우지 않고 묻고 또 묻는 건 고문과 다를 바 없다"며 밤샘 수사로 작성된 조서의 증거 능력은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평소 지론이라고 했지만 글을 올린 시점이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밤새 조사를 받고 나온 직후였습니다.

최인석 울산지방법원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특히 주거지 압수수색을 문제 삼았습니다.

"주거지와 스마트폰에는 보호되어야 할 개인 정보가 너무나 많아서 함부로 털려서는 안 된다"고 썼습니다.

지난 20년간 압수수색 영장 청구가 10배 이상 늘었는데, 법원이 90%에 가까운 영장을 발부해 왔다며 영장 청구를 더 걸러내야 한다는 듯한 주장도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법 농단 수사에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대부분 기각됐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판사들의 글에 대해 법조계 안팎의 평가가 우호적일리 없습니다.

[서기호/변호사 : 고위 법관들의 주장이 진정성 있는 것이 되려면 앞으로 행동으로 일반 국민들에 대한 재판에서 그렇게 보여줘야 될 것입니다.]

수사 과정의 인권 침해 요소를 지적하는 글들이니 새겨들을 내용도 있겠지만 사법부의 조직 보호 논리에서 출발한 것은 아닌지 뒷말이 끊이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김남성,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