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엉터리 낙뢰보호기, 정부 신기술인증부터 '허술'

<앵커>

10년째 공공기관에 납품되고 있는 엉터리 낙뢰보호기 문제 어제(29일) 전해드렸습니다. ( ▶ [단독] 신개발 낙뢰보호기?…알고 보니 300원짜리 中 부품) 300원짜리 중국산 부품을 신기술로 인증해준 과정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시죠. 

TJB 최은호 기자입니다.

<기자>

낙뢰를 피하지 못하는 엉터리 낙뢰보호기. 해당 업체가 싸구려 중국산 가스방전관이 든 보호기를 주요 공공기관에 납품할 수 있었던 데는 정부로부터 NET로 불리는 신기술 인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인증을 받으려면 서류와 현장심사, 종합평가까지 3단계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경우는 달랐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테스트 성적서인데, 낙뢰보호기라면 마땅히 거쳐야 할 과전압 시험과 안전성 평가 등 30여 개 테스트 없이 일반 전자기기에 적용하는 수준의 내성시험 결과만 제출했습니다.

그조차도 낙뢰보호기 시험장비가 없는 통신기기 시험 기관에서 받은 겁니다.

현장 평가는 더 엉터리였습니다. 심사위원들은 당시 제품 내부조차 살펴보지 않았다고 털어놓습니다.

[심사 당시 현장 관계자 : 현장 시험을 하려고 하는데 장비가 고장 나 버린 거예요. (그때) 심사위원들이 '(과거) 시험하는 걸 본적 있다고 하는데 지금 고장 나서 시험 못한 다고하니…' 하면서 넘어갔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엉터리 심사로 신기술 인증을 받은 업체는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제품으로 지정됐습니다.

또 이 실적을 근거로 대전시 유망중소기업,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 일류상품으로도 지정됐습니다.

1억 3천만 원의 국고보조금까지 탔습니다. 당국에서는 신기술 인증을 잘못 발급한 사실을 뒤늦게 인정했습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관계자 : 저희도 굉장히 괴롭습니다. 기업이 인위적으로 속이려고 하는걸 (어떻게 하겠습니까.)]

업체는 이 인증서를 내세우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지만 당국은 어쩔 수 없다며 방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경한 TJB)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