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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어간대도 "시끄럽다"…눈치 보며 '응급 출동'

민경호 기자 ho@sbs.co.kr

작성 2018.10.19 21:19 수정 2018.10.19 22: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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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시가 급한 환자들을 실어날라야 할 닥터 헬기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그제(17일)부터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이런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 응급 헬기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아직 부족하는 점 또한 우리가 해결해가야 할 숙제입니다. 저희는 오늘 이국종 교수가 직접 현장에 출동했을 때의 영상을 준비했는데 사람을 구하러 가는 의료진이 현장에서 어떤 일을 겪고 있는지 한번 보시죠.

민경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3년 8월,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차장.

아주대병원 외상센터팀이 탄 소방헬기가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내렸습니다.

[이국종/아주대 병원 외상센터 교수 : 트럭 기사님 되세요?]

[민원인 : 아니 그걸 뭘 통제를 시키고 헬리콥터를… 아 진짜! 아니, 다 날아가서 어떻게 (짐을) 묶어서 가냐고 이거를. 고무줄 다 끊어져서…]

헬리콥터 바람에 화물차 짐 고정 줄이 끊어지는 피해를 봤다며 화내는 건데 생명 구하는 일이라고 사정을 설명해보지만, 고성이 이어집니다.

[이국종 교수 : 사람이 죽고 살고 하는, 사람이…]

[민원인 : 사람이 죽고 살고 해도… 지금 헬기 떴소? 헬리콥터 떴소, 지금?]

헬기는 시동 한번 끄면 5분 정도 지체되는 사정을 알 리 없으니 민원인의 거친 항의는 계속됩니다.

[이국종 교수 : 지금 다른 데서 구조해서 오고 있다고요, 사람을.]

[민원인 : 아니 지금 떴냐고, 지금! 사람이 죽고 살고 하는데… (헬기를) 여기 대도 되는데 왜 거기, 그 앞에 내려놓고… (미리) 차를 빼라고 그러든가. 이 차 뺄 시간도 없었어? 사람이 오는 건 오는 거고.]

관공서도 마찬가지라고 이국종 교수는 말합니다.

한 구청 앞의 가로 210m 세로 85m의 축구장 두 개 만한 광장에 응급헬기를 내렸더니 공무원이 나와 '잔디'가 손상된다고 항의했다는 겁니다.

[이국종/아주대 병원 외상센터 교수 : 저희가 하는 중증외상 환자를 위한 항공이송 그런 거보다 오히려 가치를 더 크게 매긴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 제가 그다음부터는 개천가나 이런 더 위험지역으로 내려앉아요.]

닥터헬기 기장 등 운용업체도 시끄럽다, 바람이 세게 분다는 민원에 사과하는 게 일이 됐다고 말합니다.

[탁터헬기 운용업체 관계자 : (닥터헬기를) 타고 오신 환자 본인도 나중에 (본인) 동네에 가면 시끄럽다고 민원 넣으시는 분도 있으시니까요.]

구급차에 양보하는 문화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지만, 의료 헬기의 경우 아직은 의사와 간호사, 기장이 모두 나서 사정하고 눈치 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실정입니다.

(영상편집 : 채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