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北 또 'NLL 불인정' 경고…여야 NLL 갈등 촉발

김태훈 국방전문기자 oneway@sbs.co.kr

작성 2018.10.16 16:1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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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군 함정들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 근처에서 NLL을 부정하고 북한 주장 분계선인 경비 계선을 강요하는 통신을 그제(14일)에도 2차례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제(15일) 방사청 국감에서는 북한의 NLL 불인정 통신을 공개한 걸 두고 여야가 신경전을 벌여 한 때 국감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북한군이 NLL을 두고 저강도 술책을 쓰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군 일각에서는 "북한이 NLL을 이용해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여당은 북한의 NLL 불인정 통신에 "북한은 NLL을 인정했다"고 주장하고, 야당은 "북한 해군의 통신은 NLL을 인정하지 않는 행위"라고 목청을 키우고 있습니다. 여당은 또 "야당이 정쟁에 이용하려고 북한의 NLL 불인정 통신 내용을 불법적으로 공개했다"며 공세를 폈고 야당은 "북한의 통신 내용은 비밀이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 北, 그제 또 'NLL 불인정 통신' 감행

그제(14일) 북한군은 NLL을 인정하지 않고 경비 계선을 강요하는 통신을 2차례 했습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7월부터 9월 말까지 부당 통신 행위를 20여 차례 하고 난 뒤 잠잠하더니 그제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군은 남북 정상이 평양에서 공동선언을 한 9월 19일에도 NLL을 부정하는 통신을 했다고 군은 확인했습니다. 정상들이 NLL을 인정한다고 입을 맞춘 순간에 북한군은 NLL을 부정한 셈입니다.

9월 19일 이후에도 간간이 비슷한 내용의 통신을 남측을 의식해 실시하던 북한은 이달 들어서는 조용했습니다. 그러다가 그제 다시 통신을 열었습니다. 의도가 있을까요? 합참의 한 현역 장교는 "북한이 지난 12일 합참 국감에서 벌어진 여야의 싸움을 보고 남남갈등을 부추길 요량으로 NLL을 부정하는 통신을 재개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 북의 'NLL 불인정' 행위 공개는 불법인가 합법인가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고 경비계선을 강요하는 해상 통신을 했다는 사실이 세상에 알려진 건 합참의 비공개 국감 보고가 시발이었습니다. NLL을 부정하는 북한의 통신은 국제상선통신망을 이용했기 때문에 우리 해군 함정뿐 아니라 NLL 주변의 어선, 상선 모두 청취할 수 있습니다. 서북 5도 어민들은 다 알고 있는 일이라라서 당연히 군사 기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합참은 비공개를 전제로 북한의 통신 내용을 국회의원들에게 보고했지만 내용 자체가 비밀은 아닌 셈입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는 게 어떻게 비공개 사안이냐"며 공개해 버렸습니다. 이후 합참 국감에서는 북한의 NLL 인정 여부를 놓고 여야 간의 한바탕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그리고 어제 방사청 국감에서는 이런 장면이 연출됐습니다. 여당 의원들이 "비공개 보고 내용인 북한의 NLL 불인정 통신 사실을 백승주 의원이 공개한 건 국회 관련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백 의원의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백 의원은 취지에 공감한다며 수습에 나섰지만 여야는 각각 백 의원을 공격하고 엄호하느라 한바탕 소동을 치러야 했습니다. 결국 감사는 중단됐다가 10여 분 뒤 재개됐습니다.

어제 오후 들면서 일은 커졌습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백 의원의 NLL 관련 공개를 두고 "정말 부도덕한 행위이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행태"라고 꾸짖었습니다. 그는 "한국당이 NLL을 이용해서 반평화적 공세를 취하고 있다"며 "국회 차원에서 책임을 묻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비공개 보고를 공개한 백승주 의원의 행동에 절차적 흠결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20차례 이상 우리 해군 함정과 어선을 향해 NLL을 부정하고 경비 계선을 강요하는 방송을 한 사실은 비밀도 아니고 숨길 이유도 없어 보입니다. 한 목소리로 북한에 NLL 불인정 통신 중단을 촉구하면 여야갈등, 남남갈등은 없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