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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바다 흘러든 유해 화학물질에 절반 소멸 위기 놓인 범고래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8.09.29 16: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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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뉴스pick] 바다 흘러든 유해 화학물질에 절반 소멸 위기 놓인 범고래
바다로 흘러들어 간 유해화학물질 때문에 전 세계 범고래 개체 수의 최소 절반 이상이 앞으로 30∼50년 이내에 지구 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7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덴마크 오르후스대학 연구팀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각국 연구진이 이날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공동 발표한 논문을 인용, 해양 폴리염화바이페닐(PCBs) 성분이 범고래의 생식·면역기능에 치명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PCBs는 인체에 해로운 독성물질이라는 이유로 사용이 금지된 지 수십 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바다로 흘러가 해양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인 범고래 체내에 축적됐기 때문입니다.

연구진은 범고래 351마리를 대상으로 체내 PCBs 농도를 측정했습니다.

여기에 PCBs가 고래 새끼의 생존율과 면역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기존 연구 결과를 접목해 범고래 개체 수가 향후 어떻게 될 것인지 예상했습니다.

그 결과 일본, 브라질, 북동 태평양, 지브롤터 해협, 영국해 일대의 범고래 개체 수가 멸종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한 범고래의 경우 체내에 안전 기준치의 100배가 넘는 PCBs가 축적돼 있었다고 연구진은 전했습니다.

범고래는 지구 상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분포한 포유류이지만 이미 북해와 스페인 연안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모습을 감춘 지 오래다.

PCBs는 1930년대부터 전기부품이나 플라스틱, 페인트 등에 사용됐으나 인체에 해롭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970년대와 1980년대에는 사용이 금지됐습니다.

그러나 그때까지 생산된 100만톤에 이르는 PCBs의 80%가 여전히 매립된 상태로 남아있으며 이 중 일부가 바다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잔류성 유기오염물질 관리를 위한 스톡홀름 협약에 따라 2004년부터 대다수 국가에서 사용이 전면 금지됐으나 독성에 따른 폐해는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셈입니다.

문제는 새끼 범고래에게 먹이는 모유를 통해 어미 범고래 체내에 축적된 고농축 PCBs가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점입니다.

영국 런던동물학회(ZSL)의 폴 젭슨 연구원은 "범고래의 아포칼립스(대재앙)와도 같다"며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에서도 범고래는 번식하는 데 매우 오래 걸린다"고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건강한 범고래는 성적으로 성숙하는 데 20년이 걸리며 어미가 새끼 한 마리를 보통 18개월가량 품는다.

범고래의 멸종 위기를 부추기는 것은 PCBs뿐만이 아닙니다.

범고래 체내에서 다양한 오염물질이 검출됐고 참치나 상어 등 범고래의 먹이가 인간의 남획으로 점점 줄어드는 것도 범고래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습니다.

(사진=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