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작동이겠지'…경보장치 꺼 화재 피해 더 컸다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작성 2018.09.20 08: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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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9명이나 숨진 인천 남동공단 화재 때 불이 난 직후 경보기가 울렸지만 경비원이 경보장치를 껐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평소 경보 장치 오작동이 잦았다는 이유였는데, 이 때문에 경보장치가 작동하지 않았고 피해가 커졌습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1일 화재 때 불길을 피한 생존자들은 화재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화재 당시 생존자 : 검은 연기가 나기 시작하고 그 후로 삽시간에. 그 상황에선 그런 건 (경보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화재 직후 경보기가 울렸지만 공장 경비원이 경비실에 설치된 복합수신기를 일부러 끈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습니다.

이 수신기를 끄면 화재 경보와 대피 안내 방송이 모두 차단됩니다.

화재 당시 공장에 화재경보기가 작동하기는 했지만, 경비원은 평소처럼 오작동이 난 것으로 파악하고 경보 수신기를 우선 끈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경비원 동료 : 한 달 동안에 거의 열두 번, 열세 번. 이틀에 한 번씩 걸러서 오작동 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1,2,3,4,5번 (정지) 버튼을 눌러라' 민간 업체사람들이 이렇게 써놓고 항상 그렇게 우리가 교육을 받았어요. 이게 하도 오작동이 잘나니까.]

자주 오작동을 일으킨 경보기는 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됐고 경비원은 이번에도 또 오작동이겠거니 했다가 대형 참사를 부른 겁니다.

경보음이 울려도 시끄럽다고 일단 끄고 보고 대피할 생각도 하지 않는 안전불감증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양천구 상가 입주민 : 그러니까 뭐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경보기 오작동이) 있어요. 뭐 가끔씩 이렇게 오류가 있기 때문에요. 화재 경보 시 보통은 오류라고 생각하고 잘 대피를 안 합니다.]

불이 난 공장 4층에서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는데 화재 두 달 전 소방 점검을 한 민간 업체는 4층에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경찰은 공장 안전 담당자와 경비원, 소방관리 업체 대표 등 4명을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