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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작동인 줄 알고 끈 화재경보기…참사 부른 안전불감증

<앵커>

지난달 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인천의 전자제품 공장 화재 당시 불이 나자마자 경보기가 울렸지만 경비원이 경보장치를 꺼버렸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오작동인 줄 알았다는 겁니다.

원종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1일 화재 때 불길을 피한 생존자들은 화재 경보음을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화재 당시 생존자 : 검은 연기가 나기 시작하고 그 후로 삽시간에. 그 상황에선 그런 건 (경보음)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화재 직후 경보기가 울렸지만 공장 경비원이 경비실에 설치된 복합수신기를 일부러 끈 것으로 경찰 조사 확인됐습니다.

이 수신기를 끄면 화재 경보와 대피 안내 방송이 모두 차단됩니다.

화재 당시 화재경보기가 울리긴 했지만, 경비원은 평소처럼 오작동이 일어난 것으로 생각하고 일단 경보 수신기를 끈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해당 경비원 동료 : 한 달 동안에 거의 열두 번, 열세 번. 이틀에 한 번씩 걸러서 오작동 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1,2,3,4,5번 (정지) 버튼을 눌러라' 민간 업체 사람들이 이렇게 써놓고 항상 그렇게 우리가 교육을 받았어요. 이게 하도 오작동이 잘나니까.]

자주 오작동을 일으킨 경보기는 수리되지 않은 채 방치됐고, 경비원은 이번에도 또 오작동이겠거니 했다가 대형 참사를 부른 겁니다.

경보음이 울려도 시끄럽다고 일단 끄고 보고, 대피할 생각도 하지 않는 안전불감증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서울 양천구 상가 입주민 : 그러니까 뭐 1년에 한두 번 정도는 (경보기 오작동이) 있어요. 뭐 가끔씩 이렇게 오류가 있기 때문에요. 화재 경보 시 보통은 오류라고 생각하고 잘 대피를 안 합니다.]

불이 난 공장 4층에서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는데 화재 두 달 전 소방 점검을 한 민간 업체는 4층에는 이상이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경찰은 공장 안전 담당자와 경비원, 소방관리 업체 대표 등 4명을 입건했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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