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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앗, 신발이!"…서울올림픽 탁구 전설들의 유쾌한 혼합복식 대결

1988년 서울올림픽을 빛냈던 '탁구 레전드' 유남규(50), 안재형(53), 양영자(54), 홍차옥(49) 4명이 침체한 탁구 열기를 살리기 위해 뜻깊은 자리를 가졌습니다.

유남규 삼성생명 여자팀 감독과 안재형 전 여자대표팀 감독, 양영자 대한탁구협회 유소년 지도자, 생활체육에서 활동하는 홍차옥 서울대 강사 등 4명은 오늘(18일) 경기도 구리시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미래에셋대우 2018 실업탁구리그'에서 진행된 깜짝 이벤트에 참가했습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30주년을 기념하고 프로화를 준비하는 실업팀 후배들을 위해 오랜만에 탁구 라켓을 잡았습니다.

엘리트와 생활체육 지도자로 활동하는 이들은 유남규-홍차옥 조와 안재형-양영자 조가 호흡을 맞춰 11점 1세트 경기로 혼합복식 대결을 벌였습니다.

애초 서울올림픽 때 양영자와 여자복식 콤비였던 현정화(49) 한국마사회 감독이 유남규 감독의 파트너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현 감독이 오늘 방북단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북한 평양을 찾는 바람에 홍차옥이 대신 참가했습니다.

선배들이 듀오로 나선 안재형-양영자 조가 기선을 잡았습니다.

둘 다 오른손 펜홀더 전형으로 공격적인 안재형-양영자 듀오는 상대 범실을 유도하며 내리 석 점을 따냈습니다.

안재형과 양영자는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혼합복식 동메달을 사냥했던 명콤비 출신입니다.

둘은 30여 년 만에 손발을 맞춘 데다 오랫동안 라켓을 놨던 터라 움직임이 조금 느렸지만 찰떡 호흡을 과시하며 후배 듀오를 앞서 갔습니다.

서울올림픽 때 남자단식 결승에서 선배 김기택을 3-1로 꺾고 금메달을 땄던 유남규와 홍차옥이 안정적인 리시브를 앞세워 3-3으로 균형을 맞췄고, 곧이어 유남규는 호쾌한 왼손 드라이브 공격에 성공해 관중의 힘찬 박수를 받았습니다.

양영자도 특유의 날카로운 스매싱을 상대 테이블 구석에 꽂아 넣어 전성기 시절의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보여줬습니다.

세월의 무게를 반영하듯 가끔 리시브 과정에서 실수를 연발하기도 했지만 30년 만의 탁구 스타들의 경기장 등장에 팬들은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홍차옥은 10-10 듀스 상황에서 랠리 도중 오른쪽 운동화가 벗겨졌고, 결국 역전을 허용하면서 안재형-양영자 조의 12-10 승리로 특별 이벤트 경기가 마무리됐습니다.

이벤트 경기를 마친 4명은 올림픽 30주년 축하 꽃다발을 건네받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습니다.

유남규 감독은 "좋아하는 선배들과 올림픽 30주년을 맞아 이벤트 경기를 하게 돼 뜻깊었다"면서 "특히 현역 시절 현정화 감독과 혼합복식을 했는데, 홍차옥과 40년 만에 처음 호흡을 맞춰 재미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안재형 감독과 양영자 지도자는 "올림픽 30주년에 뜻깊고 즐거운 경기였다"면서 "프로화를 추진하는 실업탁구가 재미있고 박진감 있는 경기를 보여줘 이를 계기로 탁구 붐이 다시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습니다.

(영상취재: 최남일 / 편집: 김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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