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11일 만에 소멸한 태풍 '망쿳'…태풍, 숨고르기 들어가나?

공항진 기상전문기자 zero@sbs.co.kr

작성 2018.09.18 08: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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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11일 만에 소멸한 태풍 망쿳…태풍, 숨고르기 들어가나?
무시무시한 강풍과 폭우로 중국 남부와 필리핀 북부에 많은 피해를 남긴 태풍 '망쿳'이 어제(13일) 오후 3시 열대저압부로 약해지면서 소멸했습니다. 지난 7일 태풍으로 발달한 지 11일 만입니다. 올해 발생한 태풍 가운데 가장 강력했고 가장 수명이 길었던 괴물 태풍입니다.

올 들어 22번째로 발생한 태풍 '망쿳'은 지난 12일 오전 9시 시속 202km의 어마어마한 강풍을 동반한 매우 강한 태풍으로 발달했는데요, 무려 사흘이나 이 엄청난 힘을 유지했습니다. 시속 200km가 넘는 강풍이 사흘 내내 태풍 중심부근에서 위력을 떨쳤으니 대단할 밖에요.

태풍이 지나는 길목의 바다 수온이 한반도 낮 최고기온에 버금갈 정도로 뜨거웠고, 이 뜨거운 바다에서 많은 에너지를 공급받아 힘을 오래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필리핀 북부를 스치듯 지나 지면과의 마찰을 최소화함으로써 힘이 약해지지 않은 점도 태풍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힙니다.
22호 태풍 '망쿳' 진로지난 13일 오후에 열대저압부로 약해진 23호 태풍 '바리자트'에 이어 22호 태풍 '망쿳'이 소멸하면서 모처럼 동아시아가 조용해졌습니다.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높은 소용돌이가 현재 보이지 않고 있어 며칠 동안은 태풍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습니다. 태풍이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한 달 동안 무려 9개의 태풍이 발생하면서 지난 1994년 이후 가장 태풍 활동이 활발했던 8월과 비교하면 9월 들어 태풍 발생 추세는 상대적으로 주춤한 편입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평균 기록을 보면 9월에 발생한 태풍이 평균 4.9개였으니까, 남은 기간을 고려해도 평년보다 적은 편입니다.

올해 못지않게 뜨거웠던 1994년에는 8월에 9개, 9월에 8개의 태풍이 발생했습니다. 두 달 동안 무려 17개의 태풍이 발생했던 것인데요, 1994년과 비교하면 올 9월 태풍 발생 수는 생각보다 적어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정밀한 분석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8월과 9월 한반도 주변 기압계가 크게 달라진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8월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위도에 동서로 발달한 고기압이 어깨동무를 하듯 이어졌고 이 때문에 태풍 발생 지역인 남쪽해상에 수렴대가 생기고 강한 소용돌이가 발생했지만, 9월에는 고기압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환경이 달라진 것입니다.

많은 수증기가 모여 강한 상승기류를 타야 대규모 소용돌이가 가능해 지는데 남쪽으로 이동한 고기압이 방해를 한 셈이죠. 고기압을 남쪽으로 밀어낸 것은 한반도까지 힘을 확장한 찬 공기인데요, 요즘 가을 기분을 만끽할 수 있게 한 선선한 공기가 태풍 활동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태풍은 어떨까요? 현재로서는 지난 8월과 같은 많은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해수면 온도는 태풍이 생길 수 있게 충분히 뜨겁지만 태풍과 같은 강한 소용돌이가 생기는 환경이 앞으로 며칠 사이 바로 만들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태풍'망쿳' 中강타..필리핀 사망자 100명 넘을 듯하지만, 올 태풍 활동이 이대로 끝난 것은 아닙니다. 10월과 11월 12월에도 태풍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1월 이후에는 태풍이 발생하더라도 한반도까지 영향을 주기 어렵지만 10월은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최근 5년 동안에는 10월에 태풍이 영향을 준 경우가 많아서 걱정입니다.

2013년에는 24호 태풍 '다나스'가, 다음해인 2014년에는 19호 태풍 '봉퐁'이 우리나라에 간접영향을 미쳤고, 불과 2년 전인 2016년 10월 초에는 18호 태풍 '차바'가 남해안을 스치면서 강풍과 호우로 많은 피해를 남겼습니다.

올 한해 날씨 변화가 워낙 극적이어서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한 달 가량은 태풍이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사전에 대비를 든든하게 해 놓으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