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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자가 야해야 합니까"…잇따른 '스쿨 미투'에도 현장은 여전

<앵커>

학생들을 상대로 한 교사들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가 다른 곳과는 달리 좀처럼 줄지 않고 있습니다.

사회 전체 분위기와 달리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얘기인데, 그 이유가 뭔지 이현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서울 광진구의 한 중학교 교실 창문이 색색의 메모지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왜 여자가 야해야 합니까" "여자는 농구를 좋아하면 안 됩니까" 교사가 이런 성희롱·성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학생들이 고발한 내용입니다.

[재학생 : 선생님이 자기랑 같이 팔짱 끼고 (사진을) 찍으면 수행평가 만점을 준다고 했어요.]

[재학생 : 여자는 아프로디테처럼 예뻐야 한다, 섹시해야 한다(라고).]

경기도 광주의 한 중학교 교사가 "여자는 애 낳는 기계"라고 말했다는 글이 SNS에 올라와 관할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대전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는 전체 교사의 5분의 1이 수업시간에 성적 발언을 일삼았다는 글이 익명 게시판에 쏟아졌습니다.

[대전 B여고 재학생 : 졸업생 언니들도 그렇고, 거의 상습범 수준? 학교가 해결을 하지 않았어요.]

성비위로 징계를 받은 교사는 지난해 154명, 3년 전보다 4배나 늘었습니다.

이런 숫자 증가는 성희롱과 성추행, 성차별적 발언을 좌시하지 않고 문제 삼는 사회 변화가 주요한 요인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교사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문제입니다.

학생들은 사회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교사들의 감수성은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교사들이 1년에 받는 성폭력 예방 교육은 4시간뿐. 그마저도 예산이 부족해 전문가가 아닌 학교 보건 교사가 강의를 맡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교육부 성폭력근절팀 직원 : 여력이 없는 경우에는 보건교사 분들이 담당을 하시는데, 획일적인 가이드라인이 여성가족부에 있는 게 아니다 보니까.]

학교와 교사들이 학생들을 깔보며 화석처럼 바뀌지 않는 한 스쿨 미투는 더 활발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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