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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사 증세' 신고했는데도 검역 통과…백서 활용 '뒷전'

<앵커>

첫 번째 메르스 환자와 관련해 또 한 가지 드러난 문제점은 입국 검역의 허점입니다. 이 환자는 입국할 때 쿠웨이트에서 심한 설사증세가 있었다고 검역신고를 했는데도 검역관은 문제없다고 그냥 통과시킨 겁니다. 3년 전 정부가 작성한 메르스 백서에도 들어있는 내용인데 백서만 만들고 활용은 뒷전이었던 겁니다.

강청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7일 입국하면서 61살 남성은 검역 신고서에 쿠웨이트에 머무는 동안 여섯 차례나 설사했다고 신고했습니다.

그런데도 공항 검역관은 이 남성을 그냥 통과시켰습니다. 입국 당시에는 설사가 멎었고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없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박기준/질병관리본부 검역지원과장 : 메르스 증상이 설사는 맞습니다. 그럴 수 있지만 여러 가지 통상적으로 물어보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 발열과 호흡기 증상, 이런 부분이거든요. 검역관의 판단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은 뒤 정부가 발간한 메르스 백서입니다. 감염 초기에는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설사와 복통만 호소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의심환자 분류기준에는 주요 초기 증상에 호흡기 증상과 발열만 포함돼 있습니다.

[신상엽/한국의학연구소 감염내과전문의 : (중동에서 왔고) 설사했다는데 당연히 걸렀어야죠. 그러니까 본인이 볼 수 있는 가장 최소한의 것밖에 안 한 거예요. 낌새가 이상하다 싶으면 '방역관의 판단에 의해서 할 수 있음' 이걸 (가이드라인을) 넣어줬어야죠. 책임 있게.]

2015년 38명의 목숨을 잃고서 얻은 소중한 경험을 백서에 정리해 놓고도 스스로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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