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압구급차 썼다더니…행사용 일반 구급차로 메르스 환자 옮겼다

노동규 기자

작성 2018.09.11 20:31 수정 2018.09.11 22: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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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 당국은 당초 발표에서 60대 메르스 환자를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할 때 바이러스가 밖으로 퍼지지 않는 특수 음압 구급차를 이용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확인해보니 사실이 아닌 데다가 그 뒤 내놓은 해명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메르스 확진 환자를 삼성서울병원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긴 과정을 질병관리본부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 운전자하고 환자 사이 격벽이 설치돼 있고, 지난번 메르스 이후에 각 보건소에 지원됐던 그런 '음압 구급차량'을 타고 이동을….]

하지만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메르스 감염 환자를 이송한 데 쓰인 강남구보건소 차량입니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를 옮기는 데 음압 구급차를 썼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이렇게 일반 구급차량이였습니다.

[강남구청 직원 : 원래 자치구 구급차는 거의 대기가 많아요. 막 소방서 구급차처럼 수시로 출동하고 그러는 게 아니라서. 강남구 내 행사 같은 거 있잖아요. 그때나 대기하고 어디 잘 나가질 않죠.]

구청 행사 때나 쓰던 차량을 메르스 의심환자를 옮기는 데 썼다는 겁니다.

차량 분류표에 버젓이 일반구급차라 씌어 있고, 운전석과 환자 공간은 완전히 차폐돼 있기는 고사하고 얇은 창문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소방청 관계자 : (음압 구급차는) 아예 밀폐돼 있어요. 완전히. 뒤에 환자 싣는 데는 (여닫는) 창문 자체가 없어요.]

이런 사실이 국회 김승희 의원실 폭로로 드러나자 질본은 '방역복만 갖춰 입으면 음압 구급차가 필요 없다'는 식의 해명을 내놨습니다.

3년 전 메르스 사태 이후 대당 3억 원에 달하는 음압 구급차를 전국에 30대나 보급해놓고도 이제 와서는, 보건 당국 스스로 '필요 없다'고 말한 꼴입니다.

이런 질본 판단에 따라 구청 직원은 환자를 옮기고도 방역복을 입었었다는 이유로 감시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메르스 환자' 이송 직원 : 저도 제 자신이 걱정이 되죠. '이송해라', 서울시 지시가 떨어져서 저희가 출동한 거예요.]

질본은 환자를 옮긴 구청 직원들과는 달리 환자를 진료한 의료진 4명은 격리 조치한 상태입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