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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상도동 유치원, 흙으로 메꾸는 건 증거 인멸?"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9월 7일 (금)
■ 대담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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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상도 유치원 조사…대규모 붕괴 우려 있다고 자문의견서 써줘
- 편마암 지역, 단층이 공사하는 곳으로 쏠릴 수 있어
- 계속된 붕괴 사고… 시스템 미비 때문
- 상도동·가산동 사고 '닮은꼴'…지반 통째로 무너져
- 상도동 사고 현장, 원인 규명 전에 흙 메워선 안 돼
- 상도 유치원, 복구 어려워…철거해야
- 전국의 터파기 공사 현장, 모두 같은 문제 있어



▷ 김성준/진행자:

6일 밤 11시 20분쯤에 서울 상도동에서 한 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건물이 붕괴 위기에 놓인 겁니다. 다행히 사고 당시에 인근 사람이 없어서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 유치원 건물이 지난 3월에 붕괴될 수도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합니다. 당시 건물 조사를 했던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와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예. 안녕하십니까.

▷ 김성준/진행자:

딱 일주일 전에 가산동 지반 침하 사고 때문에 전화 연결을 드렸었는데. 또 이런 일이 일어났고. 사실 이번 건은 좀 더 심각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현장 방문하셨죠?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네.

▷ 김성준/진행자:

현장 방문하신 내용 좀 설명해 주시죠.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상도동 붕괴는 가산동과 똑같습니다. 틀릴 것도 하나 없고요. 모든 시나리오가 아주 똑같거든요. 그리고 공무원 행태, 업자들 다 똑같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3월 달에 갔을 때는. 유치원 의뢰를 받고 갔는데 그 때 보니까 편마암 지역에서 단층이 공사하는 쪽으로 쏠리게 돼 있어요. 경사가 45도 정도 되는데요. 거기에 점토가 들어가 있고요. 그래서 그게 위험하다고 그 쪽 사람들에게 자문의견서를 써줬고요. 제 이름으로 해서요. 그래서 그것을 가지고 조치를 취하라고 했습니다. 그냥 공사하게 되면 대규모로 무너질 우려가 있다. 분명히 제가 써드렸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를 문서로까지 써주셨다는 말씀이시잖아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걸 제대로 된 공법을 하지 않으면 무너질 수 있다. 지질조사를 철저히 하라. 안 하고 이것을 일반적으로 하다가는 무너질 수 있겠다고 써줬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 분야 30년 동안 수백 개를 봤는데요. 당연한 겁니다. 무너질 것은 한 번에 보고 금방 압니다. 그게 무너져야 하는 것이고요. 죄송한 얘기지만. 그걸 빨리 막는 게 토목공사죠.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렇게 경고를 한 게 3월이면 지금 6개월이 지난 건데. 그 사이에 결국은 별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천만다행으로 사람 있을 때 무너지거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무너진 것과 다름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거네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아무도 해결을 못 한 거죠. 결론적으로는.

▷ 김성준/진행자:

못 한 겁니까, 안 한 겁니까?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못 한 것도 있고 안 한 것도 있겠죠. 못 한 것도 있고요. 제가 볼 때는 자꾸만 공무원 얘기하고 업자를 얘기하는데. 전부 다 어떻게 보면 희생양일 수도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희생양이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처벌만 하고 넘어가거든요. 사람들을. 그게 해결점을 어렵게 만들어요. 사실은 그 사람들도 입장들이 있거든요. 공무원들 보면 왜 공무원들이 안 했느냐. 사람도 없습니다. 두세 명이서 어떻게 수십 개, 수백 개 관리를 합니까. 자기가 내용도 모르고. 줘도 모르는 거예요. 왜 6개월 동안 했느냐. 봐도 내용을 모르는데 자기들이 어떻게 합니까. 그리고 도 하나 업자들은 돈 벌려고 하는 사람들 아닙니까. 그 사람들에게 양심을. 그것은 개인적 양심을 하지 말고 시스템이 없는 거예요.

그리고 일주일 전에 무너진 것과 지금 무너진 것이 뭐가 다릅니까. 주민들은 다 가산동에서 10일 전에 균열이 나서 공문 올렸고. 여기서는 4, 5개월 전에 올렸고. 해결을 결론적으로 못 하다가 넘어가는 것 아닙니까. 둘 다에서요. 이것은 뭐가 있냐면 국가에서 할 수 없는 겁니다. 세월호 무너지고 나서 국민안전처를 세웠는데. 그것은 그냥 형식적인 것이고요. 실제로 밑바닥에서 발생하는 것을 보면 못 하지 않습니까. 더 이상 무슨 얘기가 필요합니까. 이것은 국민들이 자기 문제를 제일 잘 아니까 지금 민원을 넣지 않습니까. 자기네들은. 그것을 어떤 구심점을 만들어서, 이것을 그 지역의 전문가들과 같이 공동으로. 어떤 국민협의체 같은 것이 만들어져야만 되지. 그냥 놔둬서는 안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한 마디로 말씀하시자면 뭐 무너졌다, 뭐 잘못했다고 해서 공무원이나 관계자 처벌만 하고 잊을 게 아니라 아예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네. 저는 어떻게 보면 같은 토목으로서 우리 토목 기술자가 세계적으로 최고인데. 기술자가 기술력 발휘하지 못 하게 해놓고, 시간은 몰아붙이고 돈도 안 주고. 어떻게 합니까. 사고 나면 처벌하고. 제가 보기에는 희생양을 더 이상 만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사고가 났을 때 준 게 바로 바다에서 세월호가 아니라 모든 사회에서 다 똑같거든요. 모든 문제가. 그런 것에서 우리가. 원인은 밝혀야 합니다. 그렇지만 이 희생을 승화시킬 필요가 있는데. 우리 사회가 놓쳤다고 봅니다. 이게 매번 반복됩니다. 사람 누구 또 잡고. 잘못한 것은 잡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게 능사가 아니거든요. 그러면 시스템이 숨겨집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세월호의 문제가 바다에만 있는 게 아니라 전국 도심, 주택 단지, 아파트 단지에도 다 있다고 봐야 되는 거네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또 이 문제만이 아니라 재난에 화재, 모든 것이 다 마찬가지입니다. 화재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문제 발생하고 공무원들이 해결을 제대로 못 하고. 그 사람들은 못 하는 게 아니라 그럴 만한 여건이에요. 그러니까 그것을 국민이, 정부에서도 우리 이거 혼자 못 한다. 5천만 국민과 같이 합시다. 그러면 우리가 시스템을 만들어줄게요. 도와드리겠습니다. 이게 해결입니다.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 우리 국가가 70년 됐는데 얼마나 적폐가 많겠습니까. 그리고 카르텔, 다 이해관계자들이 있습니다. 쉽게 못 허뭅니다.

▷ 김성준/진행자:

도는 문제고.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고리를 끊지 못 합니다. 전문가들과 다 엮여서 쉽지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도동 유치원 건물 얘기로 들어가서요. 현장 목격자들 얘기를 들어보니까 붕괴하기 한 시간 전부터 굉음이 들렸고 건물에서 물이 쏟아졌다. 이 얘기를 했는데. 우선 한 시간 전의 굉음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지반이 무너져야 되니까요. 무너지면 거기에 철근을 많이 박아놨고요. 벽채가 있지 않습니까. 그게 무너지는 거죠. 지반이 통째로 무너지는 겁니다. 근래 가산동도 마찬가지였고요. 그게 소리가 어지직 나죠. 건물 무너질 때도 마찬가지고요. 무너지면서 어지직 소리가 나며 나오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만약 그러면 사람이 이 안에 있었다면. 한 시간 전에 굉음이 들렸고 전문가가 이것은 무너지는 전조라는 것을 알았다면 대피시킬 시간은 있었네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시간도 있고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는 거의 계측기가 분명히 있었고 계산도 했을 것이라고 보는데. 가산동에는 그 무너진 곳만 계측기가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게 말이 안 되는 얘기거든요. 왜냐하면 지반이 무너지면 확인하니까 아마 어린이 유치원에도 계측기 박아놨으리라 보고요. 그걸 안 할 수가 없어요. 건물 했는데 지금은 쑥 빠져버리고. 지금은 건물이 부실했다고 얘기 나오고, 물 얘기가 나오고요. 그것은 당연히 무너져야 되는 겁니다. 무너지는 현상을 보는 건데 무너지는 것은 원인에 있는데. 지금 복구도 밑에 흙을 메꾸고 있어요. 메우면 안 됩니다. 지금은요. 나중에 메워놓고 원인이 훼손되잖아요. 지금까지도 그래왔잖아요.

▷ 김성준/진행자:

일종의 증거 인멸이네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건물만 위에 철거하면 됩니다. 건물은 그냥 깨진 것이고, 현상이고. 원인은 밑에 있는데. 하루 이틀 전문가들이 보면 금방 봅니다. 그 대신에 걔네들만 보지 말고 주민들이 추천하는 전문가들. 그 주민들과 같이 비디오 찍고 나중에 다른 얘기 안 하도록. 그것을 해야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참. 그리고 물이 쏟아졌다는 얘기. 물이 쏟아졌다는 게 혹시 저희 같이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느끼기에는. 그 동안 며칠간 비가 많이 왔으니까. 이게 혹시 물이 쏟아졌다는 소리까지 나오니까 폭우 때문에 지반이 약해지거나 그래서 그럴 가능성.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몸이 약한 사람이, 몸이 아픈 사람이 술을 먹으면 죽을 수도 있지만. 건강한 사람은 술 먹어도 죽지 않죠. 지반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게 비가 와서 촉진되는 것이지. 그러면 그 동네에 있는 게 다 무너졌어야죠.

▷ 김성준/진행자:

지반에 문제가 없었으면 폭우가 왔어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그리고 비 오는 것은 충분히 검토해서 설계를 합니다. 그래서 비 오는 것을 핑계 대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마른 날만 합니까? 비 오는 날 다 알아서 설계를 합니다. 그런데 지질을 제대로 못 해서 그것을 철근의 길이가 짧거나 보강량이 작아서 무너진 것이겠죠.

▷ 김성준/진행자:

참. 지금 건물이 어느 정도 기울어져 있는 상태입니까?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지금 2~30도 기울어져 있다고 하는데. 지금 건물이 4층 정도 되니까요. 위층부터 철거해버리면 판판해지거든요. 넓적하게. 그러면 안 무너집니다. 건물이 원인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왜 밑을 자꾸만 흙을 메꿉니까? 그 밑에는 충분한 공간이 있는데. 그것도 원인 훼손이 되어버리잖아요. 지금까지 그래왔고요. 싱크홀 나면 메워버리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30도 정도 기울어진 건물을 어떻게 다시 세워서 복구하거나 그럴 가능성은 없고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안 됩니다. 이미 끝났습니다. 다 깨져버리고요. 이미 불가능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그건 그냥 철거를 해버려야겠네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네. 사람이 안 다친 게 다행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철거 과정에서 아까 땅 밑의 부분들은 분명히 원인을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증거들이 있는데. 그것을 흙으로 메워서 문제가 된다고 하셨는데. 건물 자체에서는 찾아낼 만한 원인이 없을까요?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그것은 건축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것은 현상입니다. 밑이 빠지니까 건물이 주저앉은 것뿐이지. 뭐가 거기에서 원인을 보겠습니까? 원인은 밑인데. 그러니까 건축하는 사람들은 위에만 보는데. 그건 아닙니다. 원인은 밑에, 공사하는 데에 있습니다. 위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 김성준/진행자:

교수님 보시기에, 다 조사하실 수는 없으셨겠습니다만. 지금 이번에 무너진 상도동 유치원과 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 수 있는 곳이. 주택 단지라든지, 아파트 단지라든지 상가 단지라든지. 이런 곳에 많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전국의 터파기 공사하는 곳은 다 그렇습니다. 왜? 아까 같이 시스템이 없는데. 우리나라 시스템이 없는데 거기서는 아무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공무원도 해결하지 못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고요. 서울시, 국토부 다 뭐 했나요? 우기시에 다 안전진단 합니다. 그 사람들은 뭐 했나요? 결론적으로 못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에요. 더 이상 국가에서는 우리 혼자는 못 합니다. 너무 많습니다.

현장에 있는 국민들이 도와주세요. 국민들이 제일 잘 압니다. 위험하니까요. 옹벽, 석축. 그 분들과 같이 하는 큰 국가적 재난 시스템을. 국민 운동이 이뤄져야지. 그게 바로 세월호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었는데 우리는 그냥 국민안전처 헤쳐모여만 한 겁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밑바닥에서는 그게 안 일어나고. 이게 실상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교수님 같은 전문가도 바쁘셔야지만 국민이, 각각의 상황에 놓여있는 분들이 빨리빨리 문제점을 발견하고, 신고하고, 조치를 요구해야 되겠다. 이런 말씀으로 이해하겠습니다.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국민이 주인이고요. 국민이 자기 자신을 챙겨야 합니다. 그게 지금은 우리나라 해결점입니다. 시스템은 바꾸기 어렵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의 말씀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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