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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치원 붕괴' 흙막이 공사 하청업체 "저렴한 공법으로 변경"

<앵커>

그런데 유치원 아래 다세대주택 공사 현장에서 건물 올리려고 땅을 파면서 원래 계획한 것과 다르게 공사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돈을 아끼려고 그랬다는 게 당시 공사를 맡았던 하청업체의 이야기입니다.

이 내용은 원종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번에 무너진 흙막이는 '락볼트 숏크리트'란 공법으로 시공됐습니다.

절개면과 수직으로 철근 지지대를 박고 절개면을 따라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흙막이 공사를 한 하청업체는 원래는 'CIP'란 다른 공법을 시공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하청업체 관계자 : (공법이) 세 번 바뀌었는데. 감리가 시키는대로 우리는 했을 뿐이고, 하라고 해서 '자기가 책임질 테니 하라'고 해서 했을 뿐이고. 원래는 CIP 공법으로 해야 하는데, 작업하는 거를 돈 안 들어가게 하려고 (비용을) 줄여가지고 한 건데.]

'CIP' 공법은 붕괴가 우려되는 부분에 위에서 아래로 깊게 구멍을 판 뒤, 철근을 세우고 또 한번 덮어씌우는 공법입니다.

'락볼트' 방식보다 비용이 더 들고 공사 기간도 길어지지만 더 튼튼해서 이번 사고 지점처럼 토사가 많은 지형에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장호면/세명대 보건안전공학과 교수 : CIP 공법 같은 경우는 실질적으로 쭉 구멍을 뚫어가지고 철근을 놔두고 (기둥을) 형성해가지고 그다음에 또 칸막이를 설치하니까 내구성이 더 좋죠. 물 누수같은 것도 CIP 공법이 더 잡아줄 수 있고.] 

흙막이 공사 전인 지난 3월에는 유치원이 안전 진단을 의뢰해 붕괴 위험이 있으니 면밀한 지질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구청과 공사 업체는 이 조사 결과를 반영해 공사했다고 주장했지만 조사한 전문가의 말은 다릅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 (협의를 해서 조치를 한 다음에 공사 한 것 아닌가?) 저하고요? 아니요. 저는 사인 받은 적도 없고 말 들은 적도 없고 몰라요. (의견서에) 딱 나와요. 이거 지질 조사 제대로 안 하면 무너지겠다고 대규모로.]

관할 서울 동작구청은 지난 2월 흙막이 설계자가 'CIP' 작업이 어렵다고 해 '락볼트' 공법을 승인해 줬다고 답변했습니다.

시공사는 하청업체 측 주장에 대해 확인해 주기를 거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이승환,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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