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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의시사전망대] "폭염 에어컨보다 전기 더 먹는 셋톱박스?"

SBS뉴스

작성 2018.09.05 09:0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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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9월 4일 (화)
■ 대담 : SBS 김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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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톱박스, 에어컨·냉장고 합친 것보다 대기전력량 높아
- 전원 꺼도 백그라운드서 여러 기능 작동한다는 게 업체 설명
- 전력 20W…사용도 못하고 허공에 날리는 전기요금 발생
- 5년 전 논란됐지만, 바뀐 것은 없어
- 셋톱박스 칩, 절전형으로 만드는데 비용 많이 들어
- 셋톱박스는 에너지 소비효율 등급 표기 안 해도 돼


▷ 김성준/진행자:

요즘 케이블 채널 유료방송 보기 위해 셋톱박스 설치하지 않은 가정이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셋톱박스가 말이죠. TV 자체나 밥솥보다도 전기를 훨씬 많이 잡아먹는다고 하네요. 오래 전에 SBS 보도를 통해서 문제를 제기했었는데 아직도 개선이 안 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SBS 보도국의 김수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김수형 기자: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TV, 냉장고보다 셋톱박스가 전기를 더 잡아먹는다는 것은 당시 보도 나올 때도 그랬는데 놀라운 일이에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이 대기전력에 있어서는 셋톱박스가 여러 가지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기 먹는 흡혈귀, 전기 먹는 하마, 전기 도둑. 이런 식의 별명을 가지고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왜 그럴까요?

▶ SBS 김수형 기자:

이걸 실제로 실측을 해보니까. 가전제품들이 전원이 꽂혀있는 상태의 대기전력들을 실제로 나가서 실측을 해보면 셋톱박스가 월등히 높습니다. 에어컨, 냉장고 모든 것을 합친 것도 셋톱박스에 못 따라가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TV는 안 켜놓으면 별로 전기를 안 쓸 테니까. 지금 대기전력이라는 게 그거잖아요. 켜놓지 않은 상태에서. 냉장고는 항상 가동이 되잖아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러니까 냉장고는 가동전력 개념으로 봐야할 것 같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그것보다도 셋톱박스가 더 먹는다는 건가요?

▶ SBS 김수형 기자:

냉장고가 꽂혀있는 상태에서 작동을 안 하는, 꺼져있는 상태를 잡았을 때 그렇게 잡으면 될 것 같고요. 셋톱박스는 전원을 꺼도 백그라운드에서 여러 가지 기능들을 작동시키고 있다. 그런 식으로 설명을 합니다. 그러면서 전기를 굉장히 많이 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고 업체들은 설명하고 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니까 그 설명이 무엇이냔 말이죠. 뭘 그렇게 쓰는 거예요? 셋톱박스가 꽂아만 놨을 때, TV 꺼놓고 꽂아만 놨는데 셋톱박스가 뭐가 그렇게 바쁘겠어요?

▶ SBS 김수형 기자: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한다든지, 기능들을 확충해서 보강한다든지. 그런 류의 눈에 안 보이는 일을 전원을 꺼놓아도 계속 수행하고 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래서 이 셋톱박스 때문에 각 가정이 내는 전기요금이 얼마나 되는 겁니까?

▶ SBS 김수형 기자:

좀 편차가 굉장히 심하거든요. 셋톱박스의 특징이 많게는 20W가 넘는 것도 있고요. 적게 나오는 것은 10W 밑으로 내려가는 것도 있는데. 저희가 실제로 5년 전에 나가서 쟀을 때와 이번에 나가서 쟀을 때도 거의 비슷하게 15W 정도가 나오거든요. 그러면 이것은 월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3,000원 정도, 그리고 연간으로 따지면 4만 원이 안 되겠죠. 그 정도 전기요금을 써보지도 못 하고 허공에 날아가는 전기요금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확인이 된 상태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대단한 돈은 아니지만 어쨌든 한 달에 한 번씩 지폐 1,000원 짜리 세 장을 찢어서 쓰레기통에 버린다고 생각하면 얘기가 다르죠.

▶ SBS 김수형 기자:

그것도 써보지도 못 한다는 점에서. 대기전력은 상당히 아까운 것이거든요. 가동전력이야 내가 이걸 쓰고 있다는 것을 아니까 조심해서 써야겠다고 하지만. 이것은 어떻게 알 수 있는 방법도 없고, 그냥 없어지는 것이라.

▷ 김성준/진행자:

더워서 에어컨 켜는 것도 아니고요. 5년 전에 이 문제를 제기했는데 아직까지도 해결이 안 된다는 게. 5년 동안의 기술 발전을 생각해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 왜 이렇게 변화가 없는 거예요?

▶ SBS 김수형 기자:

사실 제가 이 아이템을 5년이 지나서 다시 하게 된 것도. 5년 전에 김성준 선배가 8시 뉴스 앵커하실 때 이걸 했었잖아요. 당시 이게 논란이 많이 커서, 또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 아이템을 했던 것이라. 정부에서도 이런저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을 했거든요. 그런데 과연 이게 바뀌었을까 하는 의문에 시작했던 아이템입니다. 그 동안 기술이 많이 발전하고 절전형 셋톱박스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취지에서 시작을 해봤는데. 상황이 별로 바뀌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게 보니까 제도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게 그 동안 2015년도부터 최저소비효율 기준이라는 것을 설정해서요. 어떤 특정 상한선을 셋톱박스 대기전력이 넘기면 시판도 하지 마라. 벌금 물리겠다. 이런 식으로 아주 센 규제가 들어왔거든요. 당연히 그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큰 문제가 없겠네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런데 기준이 두 개였습니다. 그러니까 절전 모드로 바꿔놓은 상태에서 3W만 넘지 않으면 된다는 기준을 쉬운 기준, 어려운 기준 두 개를 마련해놓고. 두 개 중 하나만 충족해놓으면 나머지 하나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이 있었던 거예요. 업체들이 이게 사실 비유를 하자면 앞문으로 들어가는 것은 굉장히 어렵게 해놓고, 옆문은 활짝 열어놓은 것이거든요. 업체들이 이 기준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어차피 대기전력이라는 것은 소비자들이 별로 모르는 상태에서 호주머니에서 돈이 나가기 때문에. 정부도 일단 일을 했다는 시늉을 할 수 있고. 업체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기준을 마련해놨으니 그것으로 해결이 되고. 그러는 사이에 소비자들만 자기도 모르게 돈이 빠져나가고 있던 것이었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안 좋은 일이네요. 그런데 이 셋톱박스를 만드는 업체들 입장에서는 좀 더 기술 개발을 해서 절전형 셋톱박스, 그래서 아예 우리 제품은 절전형입니다. 이렇게 홍보해서 팔아도. 규제와 무관하게. 그러면 장사도 잘 될 것 같은데. 그것 할 여력이나 관심이 없나요?

▶ SBS 김수형 기자:

셋톱박스 안에 들어가는 칩셋을 절전형으로 만드는 것 자체가 상당히 돈이 많이 든다고 하고요. 또 셋톱박스가 여러 가지 기능을 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쓸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인데. 더 큰 문제는 이 셋톱박스, 집 안에 있는 가전제품들 요새 있는 것 다 보시면 다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마크가 붙어있습니다. 냉장고도 붙어있고, 에어컨도 있고, TV도 있고. 이게 등급이 1등급에 가까울수록 좋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제품을 살 때 그것을 반드시 보게 되죠.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죠. 그게 전력량이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있고, 전기요금 얼마나 내는지도 다 붙어있기 때문에. 조금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효율이 높은 것을 구매하게 돼 있거든요. 그런데 셋톱박스는 이 마크를 붙이지 않아도 됩니다.

▷ 김성준/진행자:

붙이지 않아도 되는 제품이 따로 있나 보죠?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이게 분류를 할 때 셋톱박스는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마크를 안 해도 되는 부류로 빼놨거든요.

▷ 김성준/진행자:

오히려 전기를 많이 쓰는데.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집 안에서 대기전력의 왕이라고 불리는 셋톱박스에 이 마크가 없으니까. 유료 방송 신청해서 기사님들이 오셔서 설치를 해주실 때 소비자들이 이걸 모르잖아요. 만약 집에 4등급, 5등급짜리 셋톱박스를 들고 오면 이것 말고 좀 더 좋은 것으로 달라고 소비자들이 요구도 할 수 있고 항의도 할 수 있는데 그걸 아예 모르는 겁니다. 소비자들이 모르기 때문에 항의도 못 하고 돈 나가는 것도 모르고. 이런 상태가 계속 반복되고 있었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리고 5년 동안 사실상 개선된 게 없었고.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셋톱박스를 절전형으로 만드는데 그 셋톱박스를 만드는 회사뿐만 아니라. 그것을 사실상 공급하는 곳은 케이블방송사나 통신사들이잖아요.

▶ SBS 김수형 기자:

셋톱박스 만드는 제조사는 따로 있고요.

▷ 김성준/진행자:

제조사가 사실상 소비자들과 직접 연결이 되는 게 아니라 통신사나 케이블 회사를 통해서 연결이 되는 거잖아요. 제품만 납품하고 소비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통신사나 케이블 회사들이 약정하면 그것에 대해서 공급을 해주는 건데. 그러면 이쪽도 책임이 있다고 봐야 되겠네요.

▶ SBS 김수형 기자:

그렇습니다. 자기들이 구현하고 싶은 방송의 여러 가지 형태를 놓고 제조사들과 협상을 해서 주문 제작을 하는 방식이겠죠. 그런데 이 통신사들과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이게 절전형이라는 게 그렇게 중요한 변수가 아니었던 것 같아요. 어차피 전기요금은 소비자가 내는 것이다. 이것은 제조사들이나 업체들이 별로 신경을 안 써도 되는 변수였기 때문에. 그 동안 이 변수가 상당히 무시되어 왔던 거죠. 사실 한 달에 3,000원씩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 돈은 사실 안 내도 되는 돈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일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이게 절전형이라는 것 자체가. 참 어떻게 보면 케이블 방송사라든지 통신사들이 너무 쉽게 영업을 해왔다는 생각도 들어요. 경쟁이 심했다면 우리는 절전형 셋톱박스를 제공한다고 똑같은 비용을 내도 다른 회사들보다 3,000원 정도 싸게 케이블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홍보만 해도 굉장한 효과가 될 텐데. 그것을 안 한다는 것은 편하게 장사를 해왔던 거죠.

▶ SBS 김수형 기자:

이번 국정감사에서 이 이슈가 다뤄질 것 같은데,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