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트+] "병역 혜택 없지만 도핑테스트 있다"…아시안게임 e스포츠, 올림픽 입성할까?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18.08.29 19:03 수정 2018.08.29 19:06 조회수
프린트기사본문프린트하기 글자 크기
기사 대표 이미지:[리포트+] "병역 혜택 없지만 도핑테스트 있다"…아시안게임 e스포츠, 올림픽 입성할까?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어느덧 대회 11일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종합 메달 순위 3위를 기록하며, 다양한 종목에서 기량을 펼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e스포츠 국가대표팀이 오늘(29일) 열린 리그오브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대표팀은 조별예선 6전 전승을 포함해 대회 8연승을 기록하며 결승에 올랐는데요. 중국과의 결전에서 1:3으로 안타깝게 패배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메달에는 조금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대회의 메달 집계에 포함되지 않고 메달을 딴 선수들에게 연금 등의 혜택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건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조금 특별한 스포츠 경기, 오늘 리포트+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 'LoL' 과 '스타Ⅱ' 출전한 e스포츠 대표팀…'드림팀'으로 불린 선수들

e스포츠는 2018 아시안게임의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습니다. 우리나라는 e스포츠 종주국으로 손꼽힙니다.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자격으로 나서는 만큼 e스포츠 대표단의 공식 유니폼도 제작돼, 지난 21일 출정식에서 공개된 바 있습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의 e스포츠 경기는 총 6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뉩니다. 개인전 종목 네 가지(클래시 로얄, 스타크래프트Ⅱ, 하스스톤, 위닝 일레븐 2018)와 팀으로 출전하는 종목 두 가지(리그오브레전드, 아레나오브발러)입니다. 우리나라 대표팀은 이 중 '스타크래프트Ⅱ'와 '리그오브레전드'에 출전했는데요.
[리포트+] '병역 혜택 없지만 도핑테스트 있다이른바 '드림팀'으로 불리는 우리 선수단의 실력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e스포츠 선수들은 온라인상에서 사용하는 닉네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요. LoL 팀전에는 '페이커'라는 닉네임으로 유명한 이상혁, '스코어' 고동빈, '기인' 김기인,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 '피넛' 한왕호 선수가 출전했고, 내일(30일) 열리는 스타크래프트Ⅱ 개인전에는 '마루'로 불리는 조성주 선수가 출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은메달을 목에 건 LoL 팀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e스포츠계의 메시'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로, 수십억 원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성주 선수 역시 스타크래프트Ⅱ 대회 WCS (World Championship Series : WCS) 포인트 랭킹 1위 선수로, 유력한 금메달 후보입니다.

■ '병역 혜택' 없지만 '도핑테스트' 있다…4년 뒤 정식종목 되는 e스포츠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LoL 선수단은 다른 종목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도핑테스트를 거쳤습니다. '신체적 움직임이 많지 않은 e스포츠 종목에 도핑테스트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금지 약물 중에는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약도 있기 때문에 도핑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에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라는 게임 경기에 출전한 닉네임 '셈피스' 코리 프리슨 선수는 인터뷰를 통해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는데요.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에서 열리는 e스포츠 국제 대회에는 도핑테스트가 도입됐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각국의 선수단은 40개의 정식종목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데요. e스포츠 선수들은 도핑테스트까지 거치면서 메달 경쟁을 벌이지만 국가별 순위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e스포츠가 아직은 '시범종목'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선수들도 연금, 병역 혜택 등 메달에 따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죠.
[리포트+] '병역 혜택 없지만 도핑테스트 있다하지만 2022년에 열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기 때문에 4년 뒤에는 e스포츠 선수들도 메달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리포트+] '병역 혜택 없지만 도핑테스트 있다■ '게임은 사유재' vs '새로운 스포츠'…e스포츠, 올림픽 입성할 수 있을까?

e스포츠가 시범종목을 거쳐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예정이고, 이번 대회에서 대중의 관심이 높았던 만큼 일각에서는 올림픽 종목 채택 가능성도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20~21일 스위스 로잔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개최한 포럼이 열렸는데요. e스포츠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 포럼에서 IOC와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는 e스포츠 조직과의 대화를 지속할 수 있는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공공재인 일반 스포츠 종목들과 달리, e스포츠의 종목은 개발사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만든 '게임'입니다. 때문에 '스포츠를 통한 인간의 완성과 국제 평화 증진'이라는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또 세부 종목으로 선택할 수 있는 게임이 다양하다 보니, 채택 과정에서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7일 우리나라와 중국의 LoL 조별리그에서도 통신 장애 문제가 발생해 경기가 세 차례나 중단됐습니다.

국제 종합대회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e스포츠, 몇 년 뒤에는 'LoL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시상대에 서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요?

(기획·구성: 송욱, 장아람 / 디자인: 감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