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전기요금 '5배 폭탄' 현실로…누진제 폐지하면 더 오른다?

한승구 기자 likehan9@sbs.co.kr

작성 2018.08.22 10:29 수정 2018.08.22 10: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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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한승구 기자와 함께합니다. 한 기자, 폭염 말이에요. 이제 조금 나아진 것 같은데 전기요금 고지서 받고 다시 열 받는다는 분들이 계시네요.

<기자>

네, 요즘에 고지서를 받으시는 분들이 이달 8일에서 12일 사이에 검침, 그러니까 계량기 확인이 이루어진 분들입니다.

서울이 39.6도로 해서 최고 기온을 기록했던 게 8월 1일이었고 그때부터 밤에 30도가 넘는 초열대야가 나타났으니까 정말 가장 뜨거웠던 시기 그 뒤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난 뒤에 검침이 이뤄진 분들입니다.

어제(22일) 청주의 한 가정 사례가 화제가 됐는데 한 달 전에 전기 요금이 3만 7천 원이었는데 이번에 19만 3천 원이 나왔습니다. 사용량은 한 달 전에 348킬로와트시, 이 정도면 딱 도시 4인 가구 한 달 평균 사용량입니다.

이 집은 어린아이가 3명 있다고 하니 에어컨을 밤에도 안 틀 수가 없었고 그래서 이번에 840킬로와트시 두 배 반 정도를 썼는데, 요금은 5배 넘게 나온 거죠.

인터넷에 보면 최근에 고지서 받은 분들 중에 3배, 4배 나왔다는 분들이 심심찮게 보입니다. 한전이 지금 홈페이지나 앱, 고객센터를 통해서 전기요금을 알려주는데 개별 고객 번호가 필요합니다.

아파트 같은 경우는 여러 동 묶어서 고객 번호가 나오기 때문에 이걸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고 그냥 관리실에 물어봐야 됩니다.

어제 저도 관리실에 전화를 해 봤더니 "아, 많이 안 나오셨네요. 딱 두 배 나왔네요." 그러더라고요.

이걸 좋아해야 될지는 모르겠는데 "훨씬 더 나온 분들 많아요." 이런 느낌이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 집도 에어컨 엄청 틀었는데 걱정이네요. 그런데 누진제 완화로 부담이 좀 줄 거라고 하지 않았었나요, 원래는?

<기자>

네, 7, 8월 누진제 완화하겠다고 정부가 발표한 게 8월 7일입니다. 그래서 이번 고지서에는 반영이 안 돼 있습니다.

아마 다음 달 고지서 나올 때 적용이 될 것 같은데요, 다만 500킬로와트시 이상 쓰신 분들은 할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누진제 완화 내용을 보면 사용량 구간이 200 이하, 201에서 400, 401 이상 이렇게 돼 있던 걸 300 이하, 301에서 500, 501 이상 이렇게 바꾼 것입니다.

그래서 201에서 300 사이, 401에서 500 사이 구간이 요금 인하 효과를 보게 됩니다. 이 액수가 가구당 평균 1만 원 정도 되고요, 가장 많이 할인을 받는다고 해도 2만 원대입니다.

정부가 누진제 완화 발표하고 "아, 요금 깎아준다니 좀 더 써도 되겠다." 싶어서 더 쓰신 분들이 계실 텐데, 이번에 광복절까지 계속 더웠잖아요. 15일에서 17일 사이에 검침을 받으신 분들은 이달 25일 이후에 청구서가 날아올 겁니다.

"에이 그래도 500 이상 썼으면 좀 내야지." 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너무 더웠고 좀 전의 사례들처럼 집에 아이들이 있어서 에어컨을 많이 써야 했다든가 에어컨이 구형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든가 이런 상황들이 있었던 것도 분명 현실이니까요.

<앵커>

그런데 누진제 폐지 얘기는 쑥 들어간 건가요?

<기자>

네, 산업부 장관이 열흘 전만 해도 누진제 폐지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얘기를 했는데 엊그제는 톤이 좀 바뀌었습니다. 누진제 폐지하면 요금 오르는 집이 많아질 거라는 겁니다.

지금 구간별로 요금이 다른데 누진제를 폐지하고 요금을 통일한다, 그럼 그 요금을 얼마로 정할 거냐가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걸 지금 제일 낮은 단계에 적용하는 요금으로는 맞출 수가 없고, 평균 전기 판매 가격으로 정한다고 보면 누진제 1단계에 있는 800만 가구 전체, 그리고 2단계 일부에 있는 600만 가구 해서 총 1천400만 가구 전기 요금이 오를 거라는 얘기입니다. 이건 한전의 수입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가정에서 나온 겁니다.

한전이 공기업이라고는 해도 상장회사거든요. 지금 한국전력공사에 지분구조를 한번 살펴보면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33%, 그리고 정부가 18%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6.5%,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도 5%, 소액주주 비율도 36%나 됩니다.

그러면 정부 때문에 손실이 커지고 한전 주가가 떨어지면 그것도 부담이 되고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건데요, 아무리 그래도 앞으로 여름이 올 때마다 "올해는 누진제 완화 안 하나." 이렇게 정부 입만 쳐다보면서 에어컨도 마음대로 못 트는 상황은 분명히 좀 비정상적인 상황인 것 같고요.

하반기에 산업부와 국회가 가정용 누진제, 그리고 산업용 전기요금 일부 개편안을 논의한다고 하니까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