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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최악 폭염, 주말이 고비…태풍 '야기' 해결사 되나?

[취재파일] 최악 폭염, 주말이 고비…태풍 '야기' 해결사 되나?
이제 내성이 생길 만도 한데 여전히 피부에 닿는 끈적끈적하면서 더운 공기 때문에 기분이 썩 좋지 않습니다. 더워도 너무 더운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열대야가 이어지면서 진을 다 뺀 탓인지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힘겨워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주말도 전국이 뜨겁게 달궈질 것으로 보여 개운치 않습니다. 그나마 최근 강한 소나기가 이어지면서 잠시나마 더위를 식히곤 했는데 이번 주말에는 소나기 소식도 많지 않습니다. 동풍이 불어오면서 수도권이 더 더울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 기온은 주말 내내 35℃까지 오른다는 예보입니다.

그러고 보니 8월 1일을 정점으로 일주일 넘게 이어지던 폭염 공세는 이번 주 들어 힘이 조금 빠진 느낌입니다. 기상청 공식기록을 보면 1일 홍천의 41℃를 최고로 2일부터 5일까지 전국 최고기온이 40℃ 가까이 치솟았지만, 이번 주 들면서 잦은 소나기에 최고기온이 37℃ 선까지 내려온 날이 많았으니 말입니다.
전국 최고기온 기록 (제공 : 기상청, ℃)
힘이 한 번 빠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있는 것이 자연의 섭리인데 이제 폭염도 물러갈 준비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런 희망 어린 기대가 현실로 다가설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폭염에 맞서려다 물러서곤 했던 태풍이 이번에는 단단히 벼르고 있어섭니다.

14호 태풍 '야기'가 오키나와 남쪽에서 북상 중인데 그 진로가 지난 12호와 13호 태풍에 비해 사뭇 다릅니다. 이례적으로 일본에서 남해 먼 바다로 이동했던 12호 태풍 '종다리'와 일본 내륙에 상륙하지 못하고 바다로 빠진 13호 태풍 '산산' 보다 한반도에 바짝 다가서고 있는데요, 폭염을 몰아낼 해결사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12호 태풍 '종다리' 13호 태풍 '산산' 진로
일본 오키나와 남쪽해상에서 북서진하고 있는 14호 태풍 '야기'는 토요일 서귀포 남쪽 먼 바다를 지나겠고, 일요일 오전에는 서귀포 서쪽 먼 바다를 따라 북상할 가능성이 큽니다. 약한 소형 태풍의 힘을 유지한 채 내륙으로부터 400km 이상 떨어져서 이동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14호 태풍 '야기' 예상진로
기대를 높이는 것은 이후의 진로입니다. 태풍의 힘이 더 약해질 수는 있지만, 서해 먼 바다를 따라 이동하던 태풍 '야기'가 화요일쯤 방향을 틀어 북한을 관통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 태풍이 몰고 온 비구름이 중북부부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커지고 많은 비가 이어진다면 폭염 기세도 꺾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물론 태풍은 태풍인지라 태풍 '야기'가 수도권에 가깝게 지난다면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태풍을 무조건 반길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죠. 하지만, 태풍이 기대에 걸맞게 폭염을 몰아내 주었으면 하는 사람이 많은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폭염이 기대대로 물러가기 위해서는 북쪽에서 상대적으로 찬 성질의 공기가 우리나라로 확장해야 합니다. 이번 태풍에 기대를 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죠. 태풍이 더 북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북한을 관통한다는 것은 태풍 북쪽 공기가 상당한 힘을 가졌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찬 공기가 조금 더 우리나라로 내려올 경우 그동안 한반도에 쌓였던 열기와 한 판 승부가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비가 여러 날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워낙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충돌하기 때문에 국지성 호우가 이어질 가능성도 커서 마냥 기뻐 할 수만은 없지만 말입니다.

물론 태풍이 예상보다 더 북쪽으로 이동하면 그만큼 북쪽 공기가 내려올 가능성이 낮아지는데요, 이럴 경우 14호 태풍 '야기'가 폭염을 몰아내기는커녕 더운 공기만 잔뜩 몰고 오는 결과로 이어지겠죠. 폭염 기세가 상당기간 이어지면서 최악의 상황으로 연결될 수도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번 태풍의 진로가 예사롭지 않다는 점입니다. 한 달가량 한반도를 점령한 채 요지부동 꼼짝 않던 더운 공기의 중심을 과감하게 파고들고 있는데, 그만큼 더운 공기의 힘이 빠졌다는 근거이기도 해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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