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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곰돌이 푸가 무슨 죄라고…시진핑 왜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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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린이들의 친구 '곰돌이 푸'가 중국에서 때아닌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워낙 검열이 많은 나라로 알려져서 검열 때문에 영화가 상영 못 된다는 소식은 새롭지 않습니다만, '곰돌이 푸' 신작 영화가 중국에서 상영금지라는 건 왜 그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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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는 탄생한 지 100년 가까운 '어린이 캐릭터계'의 오랜 베스트셀러 중 하나죠. 어릴 때 푸를 보고 자란 어른들 중에도 여전히 푸를 좋아하는 (저 같은) '키덜트'가 많기도 합니다. 푸는 지난 1926년 영국 동화작가 앨런 알렉산더 밀른이 발표한 '위니 더 푸(Winnie-the-Pooh)' 동화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1977년 미국의 월트 디즈니가 처음으로 영화로 만들면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느긋하고 꿀단지를 좋아하는 푸, 항상 에너지 넘치는 호랑이 티거, 푸의 친구인 작은 돼지 피글렛, 늘 기운 없어 보이는 당나귀 이요르…. 푸 못지않게 푸의 친구들도 캐릭터 아이템으로 고른 사랑을 받고 있지요.
 
▲영화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Christopher Robin, 2018)' 공식 트레일러

한국에서는 오는 10월 개봉 예정인 신작 '곰돌이 푸, 다시 만나 행복해'(원제는 '크리스토퍼 로빈'입니다)가 중국에서 상영금지를 당했다고 합니다. 미 연예 매체 할리우드리포트는 "중국 당국이 상영불가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라고 밝혔습니다만, 많은 네티즌들은 그 이유를 '시진핑 주석이 발끈해서'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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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걸어가던 장면을 본 네티즌들이 푸와 티거가 걸어가는 장면과 붙인 그림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이게 중국 최대 SNS인 웨이보에 일제히 퍼졌고, 중국 당국은 곰돌이 푸 검열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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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곰돌이 푸와 자신을 비교한 걸 무척 싫어한다고 알려졌는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그 이유를 "푸의 체형이 시진핑을 닮아서"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처럼 '열린 리더십'이나 '소통 리더십'이 강조되는 세상에서, 생각만 조금 바꾸면 곰돌이 푸를 닮았다는 건 '친근함'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도 같습니다만, 중국은 아직 그렇지 못한 듯합니다.

노골적 검열은 단지 곰돌이 푸에만 해당하는 건 아닙니다. 올해 초 시진핑 주석이 집권 2기에 접어들면서 온라인 검열 강화 기조는 노골화되고 있는데요. 이달 초 시 주석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책임지는 요직에 자신의 측근을 대놓고 임명했습니다. 중국의 인터넷을 관장하는 '중앙인터넷안전정보화위원회 판공실' 주임에 좡룽원 중국 국가신문출판서장을 임명한 건데요.

'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 자리는 중국의 악명 높은 인터넷 검열·통제 정책을 관장하는 자리라고 합니다. 중국에선 '인터넷 차르'라고 불리기도 한다는데요. 이런 영향 때문이겠죠. 중국 인터넷에서는 '수치를 모르는', '종신 집권' 같이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비판하는 단어들이 때때로 차단되며, 개인숭배를 강조했던 마오쩌둥과 시진핑을 합친 '시쩌둥'이란 단어도 사라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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