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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We are Q"…Q는 누구인가?

[취재파일] "We are Q"…Q는 누구인가?
지난 2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윌크스바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 현장입니다. 유세장 곳곳에 "We are Q"라고 쓰인 손팻말을 들거나, Q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목격됐습니다. "우리는 Q다"라고 외치는 이 사람들, 누구일까요?

이 사람들은 "우리는 Q가 세상을 구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100% Q의 배후에 있다"라며 적극적으로 인터뷰에 응했지만, 공통적으로 '이름은 밝힐 수 없다'는 익명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곤 힘주어 말했습니다. "Q가 '딥 스테이트(deep state)'를 끝낼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이 알쏭달쏭한 첩보용어 같은 말들의 정체도 궁금해집니다.
 

Q는 최근 미 극우세력 '음모론'의 중심에 있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Q가 개인인지, 집단인지는 모호한 상황입니다. 이런 Q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통칭해서 Q 또는 Q아논(Qanon)이라고 합니다.

Q는 트럼프 대통령 반대 세력을 악마 또는 국가 반역 집단으로 규정하고 "곧 사법 처리 될 것"이라는 황당무계한 얘기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익명의 극렬 트럼프 지지 세력인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딥 스테이트'는 Q가 지목한 '트럼프를 반대하는 사회 내 악당들', 요즘 우리 사회 용어로는 '적폐 세력' 정도의 의미입니다.

그런데 Q가 지목한 '딥 스테이트'의 구체적 면면이 다소 황당합니다. 지금까지 미국 대통령들이 결탁했던 미국 사회 내 부패한 금융·언론·고위 공무원·기업인 등이라는데, 구체적으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같은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을 반대하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오바마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것이라는 명명백백한 거짓말도 퍼뜨리고 있습니다.

Q가 처음 등장한 건 지난해 10월 미국의 극구 성향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입니다. Q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이 자신이 '최고 비밀 정보 사용 허가권'을 가진 사람이라고 주장한 건데요. 당시에 '폭풍 전의 고요'(The Calm Before the Storm)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만한' 음모론을 퍼뜨리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현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현피는 게임에서 벌어지는 폭력적 상황이 실제로 현실로 이어지는 것을 나타내는 신조어인데요. Q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추종자들이 인터넷을 떠나 현실에서도 폭력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Q는 인터넷에서 민주당원의 범죄행위를 파헤친 법무부 보고서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직후 한 남성이 무기를 소지한 채 장갑차를 몰고 나가 고속도로를 가로막고는 법무부 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을 곤란하게 하고 있는 '포르노 배우 스캔들' 담당 변호사 사무실에도 한 남성이 총기를 들고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Q의 활동이 더 극성스러워지면 어쩌나 미국 사회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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