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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영상] '손님이 아흔아홉 몫을 낸다'…남북장성급군사회담서 나온 옛말에 담긴 뜻

김도균 기자 getset@sbs.co.kr

작성 2018.07.31 15:19 수정 2018.08.09 10:5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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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오늘(31일) 오전 10시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제9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전체회의를 진행했습니다.

남북장성급회담은 지난달 14일 판문점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제8차 회담이 열린 이후 47일 만입니다. 남북은 오늘 회담에서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과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 평화수역 조성 등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한반도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을 논의합니다.

DMZ 내 GP(감시초소)의 병력과 장비를 시범적으로 철수하는 방안과 DMZ 내 6·25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 문제 등을 포함해 DMZ의 평화적 이용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측 대표단은 김 소장을 포함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이종주 통일부 회담 1과장, 한석표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등 5명입니다.

북측 대표단으로는 안익산 육군 중장(우리의 소장)을 포함해 엄창남 육군 대좌(우리의 대령), 김동일 육군 대좌, 오명철 해군 대좌, 김광협 육군 중좌(우리의 중령) 등 5명이 나섰습니다.

남북 장성급군사회담의 북측 단장 안익산 중장(우리측 소장급)은 모두 발언을 통해 "오늘 회담을 허심탄회하게 잘해서 실지로 우리 인민들에게 군대가 제일 앞서 나간다는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하자"고 밝혔습니다.

그는 "북과 남의 온 겨레가 그만큼 우리 회담을 중시한다는 걸 알게 됐고, 또 그 과정에 시대적인 사명감이랄까,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북남 사이 노력하는 데서 군부가 차지하는 몫을 정말 깨닫게 하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안 단장은 "김맬 때 '손님이 아흔아홉 몫을 낸다'는 옛말이 있다. 서양 속담에도 '주인 눈 두 개가 하인 손 천 개를 대신한다'는 말도 있다"며 "이럴 걸 봐서도 우리가 주인의 자세가 될 입장에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고 허심탄회하게 문제를 논의해 이 회담장을 지켜보고 있는 북과 남의 온 겨레, 세계의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자"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안 단장은 이번 회담 의제와 관련해 남측 언론에서 6·25전쟁 종전선언 문제를 거론했다면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남측 언론에서) 오늘 북측 대표단은 종전선언 문제까지 들고나와서 남측을 흔들려고 잡도리(단단히 준비한다는 북한말)할 수 있다고까지 이야기했다"며 "우리가 미국을 흔들다가 잘 안 되니까 이번에 남측을 흔들어서 종전선언 문제 추진할 거라고 보도했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안 단장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회담장 일각에서는 '그렇게 보도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는 뜻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또 안 단장은 우리측 김도균 수석대표 자리에 놓인 20㎝ 두께의 서류파일을 가리키면서 "보따리 풀어!"라고 농을 건넨 뒤 "(의제를)많이 끌고 나온 것 같은데 오늘 허심탄회하게 회담 좀 잘해서 실지로 우리 인민들에게 '야 군대가 제일 앞서 나가는구나' 이런 인상을 줄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수석대표는 "저도 속담 한 마디 얘기하자면 '가꾸지 않은 곡식이 잘되리라는 법이 없다'는 말이 있다. 좋은 곡식을 얻기 위해서는 공도 들여야 하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지 좋은 곡식을 우리가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지난번 봄에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서 이미 씨앗은 뿌려졌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습니다.

그는 "그래서 가을에 정말 풍성한 수확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 무더위 속에서도 우리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런 과정들을 통해서 금년 가을에 좋은 수확을 틀림없이 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대표는 "지난 8차 회담 때 안 단장과 제가 합의했던 동·서해지구 군통신선 정상화 문제나 서해 해상에서의 6·4 합의 복원 문제에 대해서 차근차근 아주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들이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또 이행하는 아주 의미 있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47일 정도 경과를 했는데 그사이에 군사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남북간 교류협력 사안들이 나름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오늘도 날씨가 아주 굉장히 무더울 것 같다. 이 무더위 속에서 내려오시느라고 수고하셨다. 회담이 오늘도 잘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김현상, 영상편집=이홍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