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기다렸는데…억울해" 日 강제 징용 피해자 '분통'

김기태 기자 KKT@sbs.co.kr

작성 2018.07.25 20:59 수정 2018.07.25 21:4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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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사정도 모르고 강제 징용 피해자들은 대법원의 판결만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소송을 냈던 9분 가운데 7분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대한민국의 법원이 억울함을 풀어주기를 지금도 기다리고 있는 98살 할아버지를 김기태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98살 이춘식 옹은 1941년 충남 보령에서 일본 이와테현으로 강제로 끌려가 제철소에서 일을 했습니다.

임금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춘식 옹/강제징용 피해자 : 기숙사비 다 제외하고 남으면 회사 노무과에서 예금을 해버려…]

이 옹와 동료들은 1997년 신일본제철을 상대로 일본에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일본 법원은 전범 기업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래서 한국에서 다시 소송을 냈습니다.

대법원이 원고 승소 취지의 판결을 내려 1억 원을 배상하라는 고법 판결까지 받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습니다.

대법원에 최종 판결을 빨리 내려 달라고 진정서도 내봤지만 모든 민원을 처리할 의무가 없다는 차가운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통일적이고 모순 없는 판결을 위해 검토 중이라는 것이 대법원의 공식 입장입니다.

[이춘식 옹/강제징용 피해자 : 너무 오래 기다렸지. 심란하지…억울하지 말할 것도 없지. 정부에서 정리를 해야지…오죽하면 진정서를 내고 탄원서를 내고 그러겠어.]

까닭 모를 재판 지연의 이유가 사법 농단 의혹과 관련 있다는 소식을 듣고 이 옹은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춘식 옹/강제징용 피해자 : 우리가 그냥 못 받고 그냥 그대로 넘어 가버릴 것 같네? 그렇게 생각하면 억울한데…]

이 옹을 포함해 소송을 냈던 9명 가운데 7명은 대법원의 최종적인 확정 판결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영상취재 : 주용진,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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