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후손' 피겨영웅 데니스 텐 피습 사망…애도 물결

<앵커>

카자흐스탄의 피겨 영웅인 한국계 데니스 텐 선수가 두 명의 강도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텐 선수는 국내의 항일 의병장의 후손으로 잘 알려져 있어서 더 안타깝습니다. 

정연 기자입니다.

<기자>

카자흐스탄 피겨 선수 25살 데니스 텐이 어제(19일) 자신의 승용차 백미러를 훔치려던 괴한 2명에게 피습당해 숨졌습니다.

현지 언론은 텐이 알마티에서 괴한들과 난투극을 벌이다가 괴한들이 휘두른 칼에 찔려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카자흐스탄 보건당국은 텐이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과다 출혈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달아난 괴한 2명을 긴급 수배했습니다.

텐은 대한제국 시절 의병대장으로 활동했던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입니다.

텐이란 성은 한국의 정 씨를 러시아 키릴 문자로 표기한 겁니다.

텐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카자흐스탄 피겨 선수로는 처음으로 동메달을 따면서 카자흐스탄의 스포츠 영웅이 됐습니다.

제2의 고향이 한국이라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故 데니스 텐/소치 올림픽 당시 인터뷰 :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후손이어서 큰 영광입니다. 할아버지께서 저를 자랑스러워하셨으면 좋겠어요.]

갑작스러운 비보에 카자흐스탄에선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김연아도 SNS에 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추모 행렬에 동참했습니다.